[기고]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중요한 이유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제43차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오전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갖고 오후에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7일 오전에는 아세안+3에 더하여 미국, 러시아, 인도, 호주, 뉴질랜드를 회원국으로 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오후에는 기업 총수들과 함께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을 포함하여 필리핀,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과도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올해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인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특히 작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본격적으로 이행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 개방성, 투명성 등 협력 원칙과 해양, 연계성, 지속가능 개발, 경제 등 중점 협력 분야를 제시한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을 확고히 지지하며, 이에 관한 한·아세안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5주년인 내년에는 양측 관계를 아세안이 맺는 최고 단계 파트너십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것을 제안했다.
아세안과 협력 관계가 이처럼 급속하게 발전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아세안이 우리 경제에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6억8000만명이 살고 있는 아세안은 국내총생산(GDP)이 3조달러를 넘었다. 이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은 세계 5위의 경제 규모다. 아세안은 또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 20년간 거의 모든 아세안 국가의 경제 성장률은 세계 평균을 웃돌았다. 우리와의 교역도 크게 늘어 2018년부터 아세안은 중국에 이은 두 번째 교역 대상이 됐다. 우리의 아세안에 대한 투자도 급증해 2020년 전체 해외 직접투자에서 아세안 비중은 20.3%로, 9.2%인 중국을 크게 앞질렀다.
아세안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모이게 하는 중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이어 아세안+3와 동아시아정상회의가 열린다. 아세안이 없다면 한·중·일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기 어렵다. 이들과 미국, 러시아, 인도, 호주, 뉴질랜드 정상까지 모이기는 더욱 힘들 것이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는 경제 회복과 재건, 디지털 경제 전환,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세 가지 전략적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아세안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 속에서도 2022년 5.3%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고, 올해는 6%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인프라 개발과 교육, 디지털 정부 구축 등을 통해 아세안은 2025년까지 디지털 경제 비중을 20%로 높일 계획이다. 또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과 탈탄소 전환, 녹색도시 건설 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세안의 이같이 견고한 경제와 디지털 전환, 녹색도시 건설 등은 우리 정부 및 기업과의 협력 기회를 크게 확대할 것이다. 아세안에 더욱 주목할 때다.
[신재혁 고려대 아세안센터장]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아들, 올해는 굴비 사오지 마렴”…인기 명절선물 1위는 ‘이것’ - 매일경제
- 중국산 깐양파, 냉동 부대전골 회수…“이 제품 먹지 마세요” - 매일경제
- 서민 피눈물 나게 한 430억 전세사기범 “풀어달라”…이유 들어보니 - 매일경제
- “나와 맞는 상사랑 일할래요”…MZ세대 90% ‘상사선택제’ 원해 - 매일경제
- “진짜 단식 맞나” 의구심 커지자…이재명 “보온병 물 마셔봐라” - 매일경제
- [단독] 780조 운용 ‘빈살만 금고지기’ 한국온다…이 회사 사장 만난다는데 - 매일경제
- 블라인드 믿고 만난 대기업 직원 남친…혹시 가짜 아냐? - 매일경제
- “주소지 옮기면 150만원 드려요”…지방소멸 위기 얼마나 심각 하길래 - 매일경제
- “엄마, 왜 또 약 안 먹었어?”…알고 보니 ‘이것’ 때문이라는데 - 매일경제
- 오타니 에이전트 “수술 불가피...이도류 포기 않을 것”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