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을 이기는 힘도 미술이 된다
자석 속성 활용한 부유 조각 등
설치작·드로잉 등 20여점 전시
초전도체도 아닌데, 두둥실 떠 있다. 구정아(56)의 신작 'Density'는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자석의 속성을 이용한 말 그대로 '공중부양'하는 작품이다. 2005~2006년 매일 그린 드로잉에서 출발해 2019년 증강현실(AR)로 발전해 이번에는 부유하는 조각으로 육화(肉化)됐다. 파리, 의왕시 등에 스케이트 파크를 만들어 화제를 모으기도 한 작가가 스케이트를 타고 점프대를 뛰어오른 것 같은 조각을 만들어낸 것이다.
구정아는 오감을 모두 자극하는 작가다. PKM갤러리에서 9월 6일부터 10월 14일까지 여는 개인전 '공중부양'이 선보이는 작품 20여 점은 드로잉, 프린트, 책, 설치를 넘나드는 자유분방한 작가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2024년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단독 작가로 선정된 작가의 최신 작업을 세계에 미리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5일 개인전 개막을 앞두고 연 간담회에도 프리즈 매거진 등 해외 취재진이 방문했다.
오감 중에 이번 전시는 '시각'에 집중한다. 다양한 매체를 만날 수 있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회화와 드로잉 작업이다. 1층에 걸린 신작 'Seven Stars' 대형 회화는 보는 각도에 따라 순백의 캔버스로만 보이기도 하고 빛이 스며들면 어슴푸레하게 별의 형상이 비치기도 한다. 3년 전 이 연작은 축적한 빛 에너지로 밤에만 형상을 드러내는 회화였다면 이번에는 낮에도 지구와 우주에 관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별관에는 운송상자가 한가운데 놓여 있다. 2007년 작업한 300점에 달하는 드로잉을 갤러리에 무작위로 일부만 전시해 달라고 부탁했고, 나머지는 상자에 담겨 있다.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낙서 같은 이미지들이다. 작가는 "관객에게 생각할 공간, 생각할 거리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슬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아들, 올해는 굴비 사오지 마렴”…인기 명절선물 1위는 ‘이것’ - 매일경제
- 중국산 깐양파, 냉동 부대전골 회수…“이 제품 먹지 마세요” - 매일경제
- 서민 피눈물 나게 한 430억 전세사기범 “풀어달라”…이유 들어보니 - 매일경제
- “나와 맞는 상사랑 일할래요”…MZ세대 90% ‘상사선택제’ 원해 - 매일경제
- “진짜 단식 맞나” 의구심 커지자…이재명 “보온병 물 마셔봐라” - 매일경제
- [단독] 780조 운용 ‘빈살만 금고지기’ 한국온다…이 회사 사장 만난다는데 - 매일경제
- 블라인드 믿고 만난 대기업 직원 남친…혹시 가짜 아냐? - 매일경제
- “주소지 옮기면 150만원 드려요”…지방소멸 위기 얼마나 심각 하길래 - 매일경제
- “엄마, 왜 또 약 안 먹었어?”…알고 보니 ‘이것’ 때문이라는데 - 매일경제
- 오타니 에이전트 “수술 불가피...이도류 포기 않을 것”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