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을 이기는 힘도 미술이 된다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3. 9. 6. 17: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정아 PKM갤러리 개인전
자석 속성 활용한 부유 조각 등
설치작·드로잉 등 20여점 전시
'Density' PKM갤러리

초전도체도 아닌데, 두둥실 떠 있다. 구정아(56)의 신작 'Density'는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자석의 속성을 이용한 말 그대로 '공중부양'하는 작품이다. 2005~2006년 매일 그린 드로잉에서 출발해 2019년 증강현실(AR)로 발전해 이번에는 부유하는 조각으로 육화(肉化)됐다. 파리, 의왕시 등에 스케이트 파크를 만들어 화제를 모으기도 한 작가가 스케이트를 타고 점프대를 뛰어오른 것 같은 조각을 만들어낸 것이다.

구정아는 오감을 모두 자극하는 작가다. PKM갤러리에서 9월 6일부터 10월 14일까지 여는 개인전 '공중부양'이 선보이는 작품 20여 점은 드로잉, 프린트, 책, 설치를 넘나드는 자유분방한 작가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2024년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단독 작가로 선정된 작가의 최신 작업을 세계에 미리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5일 개인전 개막을 앞두고 연 간담회에도 프리즈 매거진 등 해외 취재진이 방문했다.

오감 중에 이번 전시는 '시각'에 집중한다. 다양한 매체를 만날 수 있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회화와 드로잉 작업이다. 1층에 걸린 신작 'Seven Stars' 대형 회화는 보는 각도에 따라 순백의 캔버스로만 보이기도 하고 빛이 스며들면 어슴푸레하게 별의 형상이 비치기도 한다. 3년 전 이 연작은 축적한 빛 에너지로 밤에만 형상을 드러내는 회화였다면 이번에는 낮에도 지구와 우주에 관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별관에는 운송상자가 한가운데 놓여 있다. 2007년 작업한 300점에 달하는 드로잉을 갤러리에 무작위로 일부만 전시해 달라고 부탁했고, 나머지는 상자에 담겨 있다.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낙서 같은 이미지들이다. 작가는 "관객에게 생각할 공간, 생각할 거리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슬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