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프리 철수 리', 잊지 말아야 할 다음 세대 위한 이야기
오는 10월 18일 개봉
[텐아시아=이하늘 기자]
다큐멘터리 영화 '프리 철수 리'는 1973년 6월 3일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중국 간부 입이탁(Yip Yee Tak)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이철수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국인 이경원 기자가 의해 사건은 수면 위로 떠오른다. 1970~80년대의 미국에서 잊어진 권리를 복권하는 한국계 이민자의 이야기이면서 불공정 상황을 함께 이겨내는 보편적인 우리들의 이야기다.
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프리 철수 리'(감독 하줄리, 이성민)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하줄리 감독, 이성민 감독, 김수현 프로듀서, 랑코 야마다가 참석했다.
'프리 철수 리'는 미국에서 2건의 살인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21살의 한인 이민자 이철수와 그를 구명하기 위해 인생을 걸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2022 선댄스영화제 US다큐멘터리 경쟁 부문 공식 초청됐고, 2022 부산국제영화제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 공식 초청된 바 있다.
영화를 제작하게 된 소감에 관해 하줄리 감독은 "이 이야기를 한국에서 소개해서 영광이다. 이철수의 모국인 한국에서 한국 관객들과 만나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이철수 사건을 다큐멘터리 영화를 왜 만들었는지에 대해 하줄리 감독은 "이경원 기자는 나를 기자로 이끌어준 멘토다. 많이 들어서 이철수 사건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었다. 잡지 커버를 위해서 이철수 장례식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기자로서 리포트를 하려고 갔지만, 무거운 중압감을 마주하게 됐다. 애도의 감정을 장례식장에서 이야기하시는 것을 많이 들었다. 이경원 기자는 '왜 이야기가 잊혀지는가'에 대해 성토했다. 중요한 이야기가 역사의 뒤안길로 가지 않기를 원해서 이성민 감독과 제작하게 됐고,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했다"라며 제작 비하인드를 밝혔다.
고 이철수의 내레이션을 해준 세바스찬 윤에 관해 하줄리 감독은 "어려웠던 부분 중 하나는 이철수 본인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돌아가셔서 인터뷰할 수 없는 것이 힘들었다. 이철수가 남긴 편지나 작은 메모나 추도사, 이경원 기자와 전화 녹음본 등을 아무리 봐도 이철수라는 인물에 가까워졌는가를 생각했을 때, 만족스럽지 않은 느낌이었다. 어려운 부분들이 세바스찬 윤을 만나면서 모든 것이 해소가 됐다. 김수현 프로듀서가 세바스찬 윤을 보고 어딘가 진실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과 이철수를 떠올리게 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후에 세바스찬 윤이 나온 다큐멘터리를 보고 이철수의 목소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락을 드려서 일하자고 제안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는 이철수의 삶을 1973년 사건의 시작부터 유년 시절을 오가는 시간 구성을 담고 있다. 이에 하줄리 감독은 "시간 구성에 대해 양파를 까듯이 사건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이철수라는 인물을 조금씩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성민 감독은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며 한국에서 '프리 철수 리'가 개봉하는 소감을 밝혔다.
이성민 감독은 "학교나 공적인 자리에서 이철수 사건을 들은 적은 없었다. 이경원 기자를 통해 이 사건을 알게 됐다. 사건 자체는 전례가 없었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교과서에서 배울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미국 사회 안에서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이야기는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역사에 반드시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딸과 같이 다음 세대들을 위해서 제작을 시작했다"라며 제작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 관객들에게 '프리 철수 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느냐고 묻자 이성민 감독은 "한국계, 일본계, 대만계가 모두 이철수의 구명 운동에 함께 한다. 그 당시에 70~80년대 이민자들은 서로 친밀하지 않았었다. 그런 차이점과 다른 배경에도 불구하고 공통의 목적을 위해서 싸운 것을 한국 관객들이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프리 철수 리'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 구성에 관해 이성민 감독은 "처음 생각한 아이디어 중 하나는 이철수가 처음 장면에서 나이가 들고 운전을 하는 것이 생각한 것이었다. 만일 이철수가 자신의 삶을 뒤돌아본다면 어떻게 느낄 것인지라는 생각했다.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철수를 위해 변호사로 진로를 결정한 랑코 야마다는 "'결정적인 사건'이라는 단어가 있다. 법에 대해서 늘 관심은 있었지만, 친구인 이철수가 수감되었을 때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게 내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김수현 프로듀서 역시 "이 영화를 처음 만들었을 때의 목표가 한국에서 개봉이었다"라고 말했다. '프리 철수 리'의 중간에 합류하게 되었던 김수현 프로듀서는 "합류 이유 중 하나가 재미교포 출신의 프로듀서를 찾고 계셨다. 유일한 다큐멘터리 재미교포 프로듀서다. 우리 가족이 이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어머니에게 여쭤봤을 때,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하셨다. 아마도 이민자로 사는 어머니의 삶이 쉽지만은 않았겠다고 생각하고 합류하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한국 관객들에게 '프리 철수 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느냐고 묻자 김수현 프로듀서는 "미국 이민 갔다고 하면, '아메리칸 드림'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이민해 온 많은 사람은 비슷한 일을 겪었음에도 본국에 알리지 못했다. 한국 관객들이 많이 알아주고 이해해주길 바랐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랑코 야마다는 "이 영화가 보편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불공정한 상황이 개인에게 어떻게 가져다주는데, 어떤 나라든 잘못된 상황 안에서 한 인간이 이것을 바로잡을지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프리 철수 리'는 오는 10월 18일에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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