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만년 전 '둥근 공'의 정체 규명…"고대인이 만든 공예품"

박건희 기자 2023. 9. 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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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이스라엘 북부에서 발굴됐던 '둥근 공' 모양의 고대 유물이 140만년 전 해당 지역에 서식했던 고대인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공예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 컴퓨터 고고학 연구소 연구팀은 140만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석회암 '스페로이드(회전 타원체)' 150개를 3D 스캔, 당시의 제작 과정을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사이언스'에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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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이스라엘 북부에서 발굴됐던 '둥근 공' 모양의 고대 유물이 140만년 전 해당 지역에 서식했던 고대인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공예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 컴퓨터 고고학 연구소 연구팀은 140만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석회암 '스페로이드(회전 타원체)' 150개를 3D 스캔, 당시의 제작 과정을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사이언스'에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1960년대 이스라엘 북부에서 140만년 전 살았던 호모 에렉투스 유적지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손도끼 등과 함께 자두만한 크기의 둥근 공 모양 석회암 600여개가 발굴됐다. 둥근 회전체 모양이어서 '스페로이드'라고 이름을 붙였으나 이들을 제작한 뚜렷한 목적은 찾을 수 없었다. 당시 고고학계는 다른 도구를 만들며 생긴 파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앤소니 뮐러 박사가 이끈 연구팀의 분석 결과 스페로이드는 호모 에렉투스가 특정 목적을 갖고 인공적으로 깎아 만든 공예품임이 드러났다. 3D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스페로이드 150개 표면의 각도를 측정하고 표면을 이루는 곡률을 계산했다.

그 결과 각각의 스페로이드에서 인위적으로 깎아낸 작은 평면들이 보다 큰 면적의 평면을 둘러싸고 있는 모양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고대인이 큰 돌조각을 잘라 평평하게 만든 후 가장자리를 다듬는 방식으로 해당 스페로이드를 제작했을 것이라고 봤다.

연구팀은 "해당 돌덩이가 자연적인 과정에 의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낮다"며 그 이유로 스페로이드의 거친 질감을 들었다. 물에 의한 침식 등 자연적인 과정을 거쳐 둥글게 깎인 돌은 표면이 매끄럽지만 완벽한 구형을 이루기는 힘들다. 그런데 발굴된 스페로이드는 거의 완벽한 구형을 이루는데다 표면이 거칠다는 설명이다.

뮐러 박사는 "140만 년 전 호모 에렉투스가 구체를 개념화하고, 이에 걸맞게 돌을 깎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도구 제작자들이 대칭에 대한 심미안을 가졌음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대인이 스페로이드를 무엇에 활용하기 위하여,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아프리카에서 발굴된 또 다른 스페로이드를 분석해 유사한 흔적을 발견할 경우, 스페로이드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더 명확한 근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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