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채 소유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주도 ‘건축왕’ 보석기각

박준철 기자 2023. 9. 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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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열린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사망자 추모제.|박준철기자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이른바 ‘건축왕’이 보석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 오기두 판사는 6일 사기와 공인중개사법,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건축업자 남씨(61)와 공인중개사 등 공범 3명의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오 판사는 “남씨 등이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새로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형사소송법상 구속기소 된 날부터 1심 선고 전까지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A씨 등은 사기 이외에도 추가로 기소된 사건이 있어 재판부가 영장 발부 후 구속을 연장할 수 있다.

검찰은 이날 남씨가 신청한 보석 심문에서 “남씨의 전세사기 피해자는 565명에, 피해액도 450억원에 달하지만, 피해 변제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또 전세사기 피해자 4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남씨의 죄책이 매우 무거워 중형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어 “남씨 등은 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 은닉과 공범 회유 시도 등 증거 인멸 행위를 한 전력이 있어 석방될 경우 증거인멸 우려가 매우 높다”고 구속 필요성을 설명했다.

인천과 경기 등에 아파트와 빌라 등 2700여채를 소유한 남씨는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인천 미추홀구에서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533가구의 전세보증금 430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국내 전세사기 사건으로는 처음으로 남씨 등 18명에게 ‘범죄집단조직죄’도 적용했다. A씨는 회사 자금 117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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