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약발 벌써 끝?”… 사흘 주가 상승분 하루 만에 반납한 LG디스플레이

전준범 기자 2023. 9. 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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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의 협업 소식에
4분기 흑자 전환 전망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하루 만에 상승분 다 반납

두 달여간 내리막을 걷다가 최근 3거래일 연속 반등했던 LG디스플레이 주가가 6일 다시 고꾸라졌다. 삼성과 협업, 적자 탈출 기대감 등 굵직한 호재에도 사흘간 상승분을 단 하루 만에 반납했다. LG디스플레이는 경쟁 과열과 경기 하강 등에 따른 수요 둔화로 작년 2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도 적자가 예상된다. 4분기부터는 흑자 전환이 기대되지만,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주가에 투자자들은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모델들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설치된 대형 LG 올레드 조형물 앞에 서있다. / 뉴스1

6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전날보다 570원(4.09%) 하락한 1만3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6월 19일 1만7250원으로 고점을 찍은 다음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달 들어 1일부터 5일까지 3거래일 연속 반등하며 힘을 내는 듯했지만, 이날 다시 추락했다. 앞서 사흘간 3.88% 올랐으니 6일 하루 만에 상승분 이상을 토해낸 것이다.

LG디스플레이가 9월을 기분 좋게 시작한 데는 몇 가지 호재성 재료가 도움을 줬다. 최근 삼성전자는 한국과 미국에서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들어간 83인치 4K OLED 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닌 가전 분야 경쟁사 측 OLED를 적용한 TV를 내놓은 것이다. 이번 협업으로 LG디스플레이는 공급처를 확보하고, 삼성전자는 OLED TV 생산을 늘릴 수 있게 됐다.

과거 두 회사는 중국에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뺏긴 경험이 있다. 저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이 글로벌 LCD 시장을 장악하면서 삼성은 수익성 악화로 LCD 사업을 멈췄고 LG도 국내 생산을 중단했다. 현재 세계 LCD 시장 점유율은 BOE가 28%로 1위다. 중국 CSOT(26%)와 대만 AUO(20%) 등이 BOE 뒤를 잇는다. OLED만큼은 사수하겠다는 공감대가 삼성과 LG의 협업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의 내년도 대형 OLED 가동률은 삼성전자의 OLED 패널 주문 증가에 따라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가동률이 올해 64%에서 내년 94%로 확 뛰어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손익분기점 가동률(80%)을 넘어서면서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4분기 85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2분기 적자를 시작으로 올해 3분기까지 적자가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7개 분기 만에 흑자를 내는 것이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OLED 시장 확대라는 재료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OLED 시장 점유율은 50%로 세계 1위다. 메르세데스 벤츠 프리미엄 라인과 제너럴모터스(GM) 캐딜락 등에 패널을 공급한다. 올해 말부터는 제네시스에도 OLED를 납품한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오는 12일 공개되는 애플 아이폰15 시리즈 중 프로와 프로맥스에도 OLED 패널을 공급한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호재에도 LG디스플레이 주가는 맥없이 무너지기 일쑤다. 경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굴기(堀起)도 계속되고 있어서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와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33.2%로 중국(41.5%)에 추월당했다. 2004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정상에 선 이후 17년 만의 역전이었다. 2014년까지 300억달러(약 39조9900억원)를 웃돌던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수출액도 2021년 214억달러(약 28조5262억원)로 주저앉았다.

투자자는 속이 탈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 주가가 전장 대비 4%대 하락한 6일 인터넷 종목 토론방에서 한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공급량 얻었으면 상한가는 쳐야지. 3일 오르고 빠지면 어떡하나”라며 한탄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LG디스플레이는 펀더멘털이 너무 약해서 탈이다. 손절이 답이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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