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도 불어도 꺼지지 않는 공매도 불꽃”…‘에코프로 형제’ 누적거래 16兆, 작년 5배 [투자360]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코스닥 35% 차지
공매도 잔고도 재증가…7월 1.4조→9월 2.6억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에코프로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의 연초 이후 누적 공매도 거래대금이 16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불어난 수준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공매도 세력이 2차전지주 하락 베팅에 나서자 전문가는 조정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5일까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누적 공매도 거래대금은 총 16조1136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코프로 6조1730억원, 에코프로비엠 9조9406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닥 누적 공매도 거래대금(45조8266억원)의 35.2%를 차지하는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9596억원)과 비교하면 5배 넘게 불어난 규모다. 당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누적 공매도 거래대금은 각각 5313억원, 2조4283억원으로 총 3조원에도 못 미친다.

한동안 잠잠했던 공매도 잔고도 다시 늘고 있다. 에코프로형제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1일 기준 2조5981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코프로 1조7254억원(잔고수량 146만주), 에코프로비엠 8726억원(283만주)을 기록했다. 지난달 7월 두 종목의 공매도 잔고는 2조7623억원까지 치솟았으나 공매도 청산을 위한 외국인의 주식 재매입(쇼트커버링)이 대거 유입되면서 1조4000억원대까지 줄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1조7815억원)을 기점으로 2거래일 만에 8166억원이 불어나 다시 2조원대를 넘어섰다.

특히 에코프로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는 지난달 31일(1조7086억원) 기점으로 한 달여 만에 1조원을 다시 돌파했다. 8월 2%대를 유지하던 공매도 비중도 이달 들어 5.5%로 뛰었다. 지난달 31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재조정(리밸런싱)으로 지수 추종 자금 유입이 마무리된 후 주가 호재성 재료가 소멸하면서 공매도 잔고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증가세다. 에코프로의 일 평균 공매도 거래량은 ▷6월 4만8196만주 ▷7월 4만2937만주 ▷8월 4만8384만주로 4만대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31만9431주로 급증하더니 이달 1일과 5일에는 각각 9만주 넘게 거래됐다. 이에 공매도 거래비중은 지난달 30일 6%대를 기록한 뒤 4거래일 연속 10%를 웃돈다. 공매도 세력이 움직이면서 주가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에코프로는 지난달 31일 125만7000원에서 5일 107만8000원으로, 에코프로비엠은 32만4500원에서 30만6500원으로 내렸다.

올 들어 공매도 과열 우려도 크다. 연초 이후 한국거래소가 두 종목에 대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횟수만 14회에 달한다. 에코프로 6회, 에코프로비엠 8회를 기록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2월(8번), 3월(4번), 7월(2번)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7월 27일 에코프로비엠이 전 거래일 대비 17.25% 급락했을 당시 한국거래소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기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지난해 같은 기간 두 종목에 대한 공매도 과열 지정 횟수는 1회(에코프로비엠)에 그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공매도 잔고가 늘어난 만큼 조정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을 포함한 일부 양극재 업체들의 주가는 개인 투자자, 신규 ETF 출시, 숏 스퀴즈 등의 수급적인 요인이 막대한 영향을 미쳐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며 “단기에 주가가 급등한 만큼 현 시점에서는 조정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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