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성장에 물가마저 들썩... 'S의 공포' 경고음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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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아래에 머물던 암초가 모습을 드러내며 한국 경제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불황형 성장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잠잠했던 국제유가‧물가마저 들썩이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가 다시 엄습하는 모습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봐야 한다"며 "국제 에너지가격이 계속 오르는 등 물가 상승 압력도 쌓이고 있어 향후 경기 침체 강도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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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물가 상승 전환
"쿼드러플 부진 우려"
수면 아래에 머물던 암초가 모습을 드러내며 한국 경제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불황형 성장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잠잠했던 국제유가‧물가마저 들썩이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가 다시 엄습하는 모습이다.
2분기 한국 경제는 0.6% 성장했으나, 사실상 ‘무늬만 성장’에 가깝다. 6일 기획재정부‧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성장을 주도한 민간 소비는 2분기 들어 마이너스(-0.1%) 전환했고, 정부 소비 역시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나마 순수출(1.4%)이 경제 성장을 이끌었으나, 이마저도 ‘불황형 흑자’에 가깝다. 수출 증가가 아니라, 수입이 줄어든 규모(-3.7%)가 수출 감소폭(-0.9%)을 웃돌면서 나타난 결과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효과와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귀환 등을 들며 ‘상저하고(상반기 침체됐다가 하반기 회복)' 기대를 강조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민간 소비 위축 등 경제 여건이 부실화하고 있고,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회복 지연으로 연말까지 경기 반등을 이뤄내긴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치솟은 물가는 한국 경제의 위태로운 플러스 성장마저 살얼음판으로 내몰고 있다. 올해 1월(5.2%) 이후 여섯 달 연속 상승폭이 둔화하며 7월 2.3%를 기록한 물가 상승률은 8월 들어 3.4%로 뛰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태풍‧호우로 농산물 가격이 뛰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공행진 중인 근원물가 앞에서 정부 평가는 설득력을 잃는다.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다. 연초부터 지난달까지 근원물가 누적 상승률은 약 4.4%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9년(4.1%‧1~8월 기준)을 웃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날 연례협의 결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근원물가가 경직돼 있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봐야 한다”며 “국제 에너지가격이 계속 오르는 등 물가 상승 압력도 쌓이고 있어 향후 경기 침체 강도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석유 감산 공조로 5일(현지시간) 3대 원유 중 하나인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90달러를 넘겼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배럴당 86.69달러) 역시 10개월 만에 가장 비싼 값에 팔리면서 국제유가가 내년에는 배럴당 100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등의 물길을 터줄 ‘구원 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날로 쌓이는 물가 상승 압력은 향후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공산이 크다. 중국 경제의 장기 불황 우려에 생산‧수출‧투자가 뒷걸음질치고, 고물가에 소비마저 감소하면서 생산‧소비‧투자‧수출 등 4대 분야가 모두 감소하는 ‘쿼드러플 부진’이 현실화할 수 있어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경기 둔화가 가속화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긴다면 침체 국면으로 들어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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