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경기에서 상의 20번 갈아입은 男테니스 티아포...“난 땀 많이 흘려”
땀에 절어 있는 상의는 입기 불편하다. 몸에 바짝 달라붙어 불쾌하다. 내가 옷을 입은 건지, 옷이 나를 입은 건지 분간하기 힘들다. 되도록 갈아입는 게 좋다.
그래서 남자 테니스 세계 10위 프랜시스 티아포(25·미국)는 쉴 새 없이 상의를 바꾼다.
티아포는 6일 미국 뉴욕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벤 셸턴(21·미국·47위)에게 세트스코어 1대3(2-6 6-3 6-7<7-9> 2-6)으로 졌다. 작년에 준결승전까지 오르는 돌풍의 주인공이 됐지만, 이번 대회에선 조금 모자랐다.
티아포는 이날 땀을 유독 많이 흘렸다. 밤경기라 기온은 25도 전후를 기록해 그리 덥지만은 않았지만, 습도가 78%를 웃돌았다. 체감온도는 더 높을 수밖에 없었다. 티아포는 경기를 마친 뒤 후텁지근했는지 상의를 아예 입지 않고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퇴장하기도 했다.
티아포는 이번 대회에서 상의를 가장 자주 갈아입은 남자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는 1회전~16강전을 거쳐 8강전에 오르기까지 상의를 무려 20번 바꿔 입었다. 경기마다 최소 5번씩 상의를 갈아치운 것이다. 2회전에선 6분 만에 셔츠를 바꾸기도 했다. 우직하게 상의 하나로 버티는 선수도 많은데, 티아포의 휴식 벤치 옆엔 젖은 셔츠들이 수북이 쌓였다.
왜 이렇게 자주 갈아입을까. 티아포에 의하면 그가 정한 기준은 딱히 없다. 특별한 미신(迷信)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불편하다고 느끼면 고민 없이 웃통을 벗는다. “코트에선 최대한 가벼운 몸놀림으로 뛰어야죠. 저는 제가 얼마나 땀을 많이 흘리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테니스 대회에서 상의 환복(換服)에 대한 별다른 제한은 없다. 5세트까지 하는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선수들은 총 2번 코트를 떠나 상하의를 완전히 갈아입을 수 있다. 국제테니스연맹(ITF) 규정에 따르면 상의, 양말, 신발은 코트에서 바꿔야 한다.
태생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티아포는 이런 규정을 최대한 활용한다. 넉넉하게 20벌의 상의를 챙길 때도 있다고 한다. 혹시 몰라서 여분의 신발도 가져온다.
상대방 선수에게 방해가 되는 것도 아니니 그는 눈치 보지 않는다. 어쩔 땐 셔츠가 몸에 너무 달라붙어 벗을 때 주변의 볼키즈(ball kids)들에게 도움을 청할 때도 있다. 그는 “갈아입을 옷이 없어 땀에 젖은 셔츠를 입은 채 마치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경기하고 싶진 않다”고 강조한다.
US오픈은 한 해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 티아포의 올해 메이저 대회 여정은 일단 끝났다. 그래도 그는 더 많은 땀을 흘릴 준비가 돼 있다. 땀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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