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보험 포기각서 불거진 쿠팡 캠프…‘원청’ 쿠팡 책임 물어야”
최근 쿠팡의 한 소분·배송 물류창고(쿠팡 캠프)에서 근무자들에게 ‘산재보험 포기’ 각서를 쓰게 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과 노동계가 고용노동부에 쿠팡 물류창고 전반에 대한 감독을 촉구했다. 캠프를 관리하는 하청업체의 문제를 넘어 원청인 쿠팡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실과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쿠팡대책위)’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부의 근로감독은 하청업체의 가짜 3.3 문제에만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며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가 실질적으로 업무지시를 하는 구조라는 점, 따라서 쿠팡에게 책임이 있다는 점이 제대로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 3일 제주 지역 쿠팡 캠프를 위탁 운영하는 물류업체 A사가 근무자들에게 ‘사회보험 미가입 책임각서’를 받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각서에는 “본 각서인은 근로자 지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사회보험(국민연금·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고용보험)의 가입이 성립하지 않음을 인지하고 서약한다” “본 각서인은 실업급여(고용보험), 산재급여(산재보험)의 대상자가 되지 않음을 인지하고 관공서에 청구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 등 내용이 있었다. 노동계는 소속 노동자와 ‘개인사업자’로 용계약을 맺어 노동관계법의 책임을 피하는 ‘가짜 3.3’ 계약의 폐해라고 지적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9031336021
경향신문 보도 후 노동부는 “기사에 보도된 사업장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에서 조속히 사실관계를 확인해 필요시 직권으로 조치하겠다”고 했다. A업체는 “문제가 된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정치권과 노동계는 노동부가 해당 업체를 넘어 쿠팡 물류창고 전반의 노무관리 실태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김혜진 쿠팡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이번에 하청업체가 강요한 ‘사회보험 미가입 각서’는 쿠팡 조직문화의 한 부분일 뿐”이라며 “노동부는 문제를 제기한 노동자들에 대해 사실관계확인서와 괴롭힘, 부당한 계약갱신 거절 등으로 대응하는 쿠팡에 대해서도 제대로 근로감독을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집행위원장은 “노동부의 근로감독은 하청업체의 가짜 3.3에만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며 “쿠팡에 책임이 있다는 점이 제대로 밝혀져야 인력관리업체에 불과한 하청업체들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했다.
류 의원은 “원청인 쿠팡은 문제가 된 사업장뿐만 아니라 전체 사업장을 대상으로 이런 일이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하지만,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길 수 없다”며 “노동부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쿠팡 캠프 전체 사업장을 근로감독해야 한다”고 했다.
‘가짜 3.3’ 등 간접고용 문제에 대한 해결도 촉구했다. 조귀제 정의당 노동부대표는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인 자영업자, 플랫폼 노동자,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호를 위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가 입법을 미루는 것은 민생을 외면하는 것이고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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