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ESG' 美 스트라이브, 운용자산 1조3000억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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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 업계의 대세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에 반기를 들고 나선 미국 자산운용사 '스트라이브'의 운용자산이 10억달러를 넘겼다.
스트라이브는 설립 당시 "정치 성향보다 기업의 우수성에 초점을 맞춘다"고 공언하면서 블랙록, 뱅가드 등 월가 기관투자가들의 대세로 떠오른 ESG 투자에 반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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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브 '안티 ESG' 내걸고 10억달러 운용
글로벌 투자 업계의 대세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에 반기를 들고 나선 미국 자산운용사 ‘스트라이브’의 운용자산이 10억달러를 넘겼다. 작년 5월 이 회사가 설립된 지 약 1년 4개월 만이다.
6일 블룸버그는 스트라이브의 운용자산이 10억 달러를 넘겼다고 보도했다. 스트라이브는 미국 공화당 소속 정치인이자 기업인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지난 5월 설립한 자산운용사다. 라마스와미는 지난 2월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스트라이브는 설립 당시 “정치 성향보다 기업의 우수성에 초점을 맞춘다”고 공언하면서 블랙록, 뱅가드 등 월가 기관투자가들의 대세로 떠오른 ESG 투자에 반기를 들었다. 이러한 가치에 호응해 페이팔 창업자인 피터 틸과 빌 에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수천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도 잘 알려졌다.
스트라이브는 현재 11개의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 중이다. 이 회사의 대표 상품으로는 셰브론, 엑슨모빌 등 미국 에너지기업을 주로 담은 ‘스트라이브 US 에너지 ETF’(DRLL)를 들 수 있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US 에너지 ETF’와 비슷한 포트폴리오지만 보다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회사에 추가적인 시추·파쇄를 주문하는 등 ESG에 반대되는 행동주의적인 면을 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트라이브의 다른 상품들도 올해 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스트라이브 500 ETF’(STRV)의 경우 올해 들어 순자산이 1억4700만달러 늘어나 ETF 순자산 규모가 2억7600만달러로 불어났다. 지난 2월 출범한 ‘스트라이브 신흥국(중국제외) ETF’(STXE)는 올해 1억48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수석 ETF 애널리스트는 “중소규모 자산운용사가 출범 이후 1년여만에 운용 자산이 10억달러를 달성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ESG를 표방한 다수 ETF들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이 ESG에 반발심을 가지게 된 점, 부유한 후원자들의 조력이 가파른 성장세의 배경으로 꼽힌다”고 했다.
하지만 스트라이브의 가파른 성장세가 곧 암초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라마스와미가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출마한 만큼 정치적 리스크가 뒤따르고 있어서다. 블랙록이 ETF 개인 투자자들에게 대리투표 선택권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스트라이브의 잠재적인 위험 요소로 꼽힌다. 블랙록의 의결권 행사 방침이 개인들의 사전 투표로 정해질 수 있어 향후 ESG 투자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발추나스 애널리스트는 “ESG 투자를 표방하는 블랙록·뱅가드가 최근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 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며 “자칫 스트라이브의 ‘안티 ESG’ 행동주의가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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