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 몰래 배달 주문 취소하고 ‘나 몰라라’ 하는 알바생들...자영업자들 ‘골치’
2700만원어치 주문취소한 사례도
전문가 “업무방해죄, 형사처벌도 가능”
서울 마포구 상수동 카페거리에서 샐러드·파스타 가게를 운영했던 김모(36)씨는 매출 감소와 고객들의 악성 후기에 시달리다 결국 최근에 가게를 폐업했다. 알고 보니 매출 감소의 주된 책임은 주방 보조와 홀 서빙을 담당한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있었다. 아르바이트 직원이 김씨 몰래 고객들 주문 배달을 거절해 왔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반복되는 배달 취소에 가게에 항의 전화를 하다가 그래도 개선되지 않자 온라인에 악성 이용 후기를 남겼다. 이 때문에 가게 이미지가 안 좋아져 매출은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을 낳았다. 김씨는 “당시 매출의 80% 이상이 배달에서 나왔는데 그때만 생각하면 분통이 치밀어 오른다”고 회상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A씨 역시 아르바이트 직원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 A씨는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해 1월부터 9월 4일까지 아르바이트생이 거절한 ‘배달의 민족’ 주문 금액만 2700만원이 넘는다”며 “손해배상 청구나 고의성 영업 손실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하소연했다. A씨가 게시 글과 함께 게재한 매장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문제의 아르바이트 직원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배달 주문을 거절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처럼 근무에 태만한 아르바이트 직원 때문에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는 자영업자들의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근무 시간에 스마트폰을 하느라 매장 관리를 소홀히 하는가 하면, 업무가 늘어나는 게 귀찮아서 고의로 배달 주문을 취소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금전적 손해는 고스란히 자영업자 몫이다. 전문가들은 “아르바이트 직원에게도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다”며 “대신 매출 감소의 원인이 직원에게 있다는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르바이트 직원이라도 손해배상 등 책임 물을 수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배달앱이 유행하면서 배달 주문은 요식업 자영업자들의 매출을 좌지우지하게 됐다. 서울 용산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강모(35)씨는 “커피나 디저트도 배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배달이 가게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일부 근무에 태만한 아르바이트 직원들 때문에 경영난에 허덕인다고 호소하는 자영업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배달앱이나 전화로 배달 주문이 들어오면 아르바이트 직원은 포장된 요리를 배달원에게 넘겨준다. 그런데 주방에서 만들 요리와 포장이 늘어나는 걸 귀찮게 여긴 직원들이 일부러 주문을 취소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매장 포스기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연동되지 않은 경우엔 업주가 아르바이트 직원이 주문을 취소해도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규모가 작아서 업주가 조리, 포장 등을 도맡아 해야 하는 경우는 직원을 상시 감시하기 더욱 어려운 구조다.
샐러드·파스타 가게 사장이었던 김씨는 “주문을 취소한 아르바이트 직원이 근무 시간에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는 걸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르바이트 직원의 주문 취소로 업주가 피해를 본 경우에도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덕수의 신하나 변호사는 “직원이 주문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주문을 취소하면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며 “접수된 주문을 취소해서 주문이 없는 것처럼 속여 판매 업무에 차질을 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문 취소 때문에 고객들의 악성 댓글이나 후기까지 달렸을 경우 손해 산정이 어려울 수 있지만 위자료에 반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대표변호사도 “허위 사실이나 속임수로 타인의 업무를 방해하면 업무방해로 형사처벌도 가능하다”며 “아르바이트 직원이 주문을 취소하는 모습이 CCTV 화면에 포착됐고, 다른 사람이 주문을 취소했을 가능성이 없다면 업주가 충분히 배상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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