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청약? 올해는 끝났어요”…분양 연기에 속타는 무주택자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3. 9. 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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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청담르엘’ 공사 현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분양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청약 대어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돼 분양시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지만, 분양 계획이 대거 변경되면서 수요자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분양 일정을 잡은 아파트는 서초구 4곳과 강남구 3곳으로 총 7곳이었다. 일반분양 물량은 총 1448가구로 책정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청약 통장을 받은 단지는 한 곳도 없다. 대부분이 분양 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나머지도 연말 분양 예정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먼저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와 ‘래미안 원펜타스’는 오염토에 발목이 잡혔다. 이에 내년 일반분양을 진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업구역에서 오염토가 발견되면 오염원인자 규명, 행정처분, 토양정밀조사, 지방자치단체 정밀조사보고서 제출, 토양정화 및 정화검증 등 관련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리츠카운티’와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는 오는 10~11월 청약 신청을 받기로 한 계획을 철회하고 내년을 기약하기로 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메이플자이’에서는 공사비 증액 문제가 불거지면서 분양 일정이 어그러졌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은 지난 6월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취소했다. 공석이 된 조합장을 선출하고 중단된 조합원 분양 절차부터 개시해야 해서다. 그나마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가 오는 11월 일반분양에 돌입한다는 입장이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사진 출처 = 호갱노노 갈무리]
이에 내 집 마련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자잿값과 인건비·금융비 등이 인상되면서 공사비가 불어나자 조합들이 분양가를 높이기 위해 분양 시기를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일반분양가가 올라가면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줄어든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데, 주변 집값이 오르면 분양가를 올릴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적기를 기다리고 있는 조합도 있을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은 확대되는 구조지만 강남 신축인 만큼 청약 경쟁은 치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청약 기다리다 목 빠지겠다”, “계획을 잡아놨는데 엉망이다”, “그래도 시세보다 싼 로또다”, “여기 말고 통장 쓸 데가 있나?”, “이 틈에 자금 끌어와야겠다”, “지금이라도 서울 전입해야지”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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