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자신감' 尹대통령, 아세안과 포옹·푸틴엔 경고장

자카르타(인도네시아)=박종진 기자 2023. 9. 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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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자카르타=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9.06.

윤석열 대통령이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미일 3국은 아세안이 주도하는 지역 구조에 대한 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각국의 인태전략을 조율하고 신규 협력 분야를 발굴해 나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새롭게 구축된 한미일 협력체를 중심으로 아세안과 실질적 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는 얘기다. 이번 다자회의는 캠프 데이비드 합의 이후 첫 외교무대로서 3국 공동 리더십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을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 자리다.

또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강조하면서 '북한과 군사협력 시도 즉각 중단' 메시지를 냄으로써 러시아에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부산엑스포(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 호소 등 세일즈 외교에도 나섰다.

윤 대통령은 6일 오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아세안과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연례 한미일 인도·태평양 대화를 발족하고 아세안과 태평양도서국의 해양안보 역량을 지원하는 한미일 해양안보 협력 프레임워크를 새롭게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이 회의에서 저는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말씀드린 바 있다. 이러한 한-아세안 연대구상은 아세안 중심성과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에 대한 대한민국의 확고한 지지를 근간으로 한다"며 "지난 1년간 한-아세안 연대구상이 8개의 중점 과제를 식별하고 협력의 외연을 확장해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카르타=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3.09.06.

아세안에 특화된 우리 지역정책인 한-아세안 연대 구상(KASI, Korea-ASEAN Solidarity Initiative)의 주요 성과를 공유하면서 미래 협력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안보 분야에서 △방산 협력과 국방당국 간 협의 확대 △사이버안보, 초국가범죄 대응 협력 강화 △퇴역함 양도 등을 통한 해양안보 협력 강화 등이다.

윤 대통령은 "역내 핵심 해상교통로인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이 인태 지역의 번영에 필수적"이라며 "아세안 국가들의 해양 법집행 역량을 지원하고 아세안과 연합훈련 공조를 확대하면서 해양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강력한 공동 대응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아세안이 계속 힘을 보태줄 것을 당부하면서 북한 핵, 미사일 개발의 주요 자금원인 가상자산 불법 탈취와 노동자 송출을 차단하는 데도 아세안이 적극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어떠한 유엔 회원국도 불법 무기거래 금지 등 유엔 안보리가 규정한 대 북한 제재 의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평화를 해치는 북한과의 군사협력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아세안 청년들의 AI(인공지능), 디지털 활용 역량 강화 및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사업(2024-2028)' △메콩강 유역 4개국(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베트남)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기여방안 발표 등이다. 우리나라는 메콩지역 주요 협의체 중 하나인 메콩강위원회(MRC)에 2024년부터 새로운 개발파트너로 참여하고 내년에 100만 달러를 최초로 공여할 계획이다.

글로벌 위기 대응 분야에서는 △'한-아세안 메탄행동 파트너십(2023-2026/1900만 달러)'을 통한 아세안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 △백신 생산, 치료제 개발 협력 등을 통한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에 기여 등이다.

[자카르타=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9.06.

윤 대통령은 2024년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5주년을 맞이해 양측간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로 격상할 것도 제안했다. 아세안 정상들은 이를 환영했다. CSP는 아세안이 대화 상대국과 맺는 최고 단계 파트너십으로 총 11개의 대화 상대국 중 현재까지 중국과 호주, 미국, 인도가 아세안과 CSP를 수립했다.

또 윤 대통령은 동티모르가 아세안에 원칙적으로 가입(아세안 가입을 전제로 옵저버 지위 획득)한 것을 축하하고 한국 정부가 동티모르의 최종적인 아세안 가입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국들은 'AOIP(인도 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 협력에 관한 한-아세안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하기도 했다.

부산엑스포 지지도 당부했다. 윤대통령은 "한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불과 반세기 만에 선진국으로 도약한 나라"라며 "대한민국은 2030 부산 세계 박람회를 통해 우리의 발전 경험을 아세안을 포함한 많은 해양국과 많은 이웃 나라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또한 인류가 직면한 도전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은 2014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한 도시이기도 하다. 이 자리에 계신 아세안 정상들께도 친숙한 도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산이 다시 한번 인태지역과 전 세계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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