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손톱’ 공격축구로 첫 승리 도전?

박효재 기자 2023. 9. 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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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31·토트넘)이 지난 3월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이 끝난 뒤 관중들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팬들은 충분히 기다려줬다. 이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력으로 증명할 시간이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한 주장 손흥민(31·토트넘)을 비롯해 해외파 선수들이 잇따라 득점포를 가동했다. 역대 최강 멤버로 꼽히는 대표팀을 이끌고 클린스만 감독이 어떤 전술로 첫 승을 노릴지 주목된다.

클린스만호는 8일 오전 3시45분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와 평가전을 치른다. 3일과 4일 차두리 코치를 비롯해 K리그 선수들이 결전지로 향했고, 5일 클린스만 감독과 지난 주말 경기를 마친 손흥민과 김민재(27·바이에른 뮌핸) 등 해외파들이 합류하면서 대표팀은 완전체가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현지시간으로 5일 오후 카디프 인터내셔널 스포츠 캠퍼스에서 선수들이 몸을 푸는 영상을 공개했다. 선수들은 베르너 로이타드 피지컬 코치의 지도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고, 서로 몸을 마사지해주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 코치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웨일스전은 마냥 즐길 수만은 없는 경기다. 그는 3월 선임된 이후 콜롬비아, 우루과이 등과 치른 네 차례 A매치에서 2무 2패로 단 한 차례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역대 외국인 감독 중 4경기째까지 승리를 올리지 못한 사례는 없다. 여기에 해외 재택근무, 각종 겸업으로 팬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이번에도 승리하지 못한다면 비난 여론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2선 자원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이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해외파 공격수들이 득점포를 가동한 것은 클린스만에게 많은 선택지를 가져다줄 수 있다. 특히 손흥민이 부상 여파를 털고 지난 2일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번리와의 EPL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해트트릭으로 골잡이 본능을 다시 드러낸 점이 고무적이다. 주 포지션인 왼쪽 윙어 말고도 최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대표팀 공격에 다양성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토트넘은 ‘손톱’ 카드 덕을 톡톡히 보며 리그 3연승을 달렸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손톱’보다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내지는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에 손흥민을 세우고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하는 ‘중앙 프리롤’ 카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방 어느 자리에 세워도 제 역할을 다하는 손흥민을 한 자리에 국한하기에는 아깝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손흥민은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첫 A매치인 콜롬비아전에서 이 자리에 서서 멀티 골을 올렸다.

손흥민이 좌우 측면으로도 빠져 주면서 상대 수비를 유인하고 그 빈 곳으로 2선 자원이나 스트라이커가 파고들어 득점을 노릴 수 있는 것도 중앙 프리롤 카드의 장점으로 꼽힌다. 토트넘에서 손톱 카드는 기존 스트라이커 히샤를리송의 오랜 부진에 따른 고육지책 성격도 있다.

조규성. 미트윌란 SNS 캡처



대표팀에서는 최근 덴마크 무대로 진출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스트라이커 조규성(25·미트윌란)이 전방에서 기둥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조규성은 덴마크 리그 데뷔 이후 3경기 연속골을 터뜨렸고, 지난 4일 오르후스와의 홈경기에서는 첫 도움도 올렸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만 안 된 오현규(22·셀틱)나 잉글랜드로 무대를 옮긴 뒤에도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황의조(31·노리치) 대신 전방에서 상대 수비와 싸워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에 각각 EPL과 분데스리가에서 골 맛을 본 황희찬(27·울버햄프턴)과 이재성(31·마인츠)이 좌우 날개에 서 지원 사격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불안 요소도 있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빠른 템포의 공수전환을 강조하지만, 여기서 간격 유지가 잘 안 되고 무질서해질 경우 상대의 역습을 쉽사리 허용할 수 있다”면서 “중앙 미드필더가 2명인데 상대가 중원을 두껍게 할 경우 수 싸움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대길 스포츠경향 해설위원은 “하프 스페이스를 집중 공략한다든지 아니면 측면에서 공격 숫자를 늘린다든지, 센터백을 중원까지 끌어올려 쓴다든지 자기만의 확실한 색깔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여전히 스트라이커 자리에 확실하게 믿음을 주는 선수가 없다는 점도 해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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