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라즈만 잘 만드는줄 알았지? … 호주 와인의 맛있는 반전
특정와인만 잘한단 편견 깨고
호주 와이너리로서 당당히 1등
입안 꽉 채우는 질감 인상적
숙성 잠재가치 굉장히 높아
추천해줄 수 있는 최고 와인
연이은 이변(異變)이었다.
레스토랑 와인 어워즈(RWA) 샤르도네 부문에서 무명의 미국 컬트와인 '몬태규'가 1등을 차지한 데 이어 카베르네 소비뇽 부문에서도 한국의 일반 소비자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캐슬러 카베르네 소비뇽 2019'가 1등에 올랐다. 더구나 캐슬러는 호주 와인이다. '호주 와인은 쉬라즈'라는 선입견을 깨고 미국, 칠레,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등 쟁쟁한 카베르네 소비뇽 경쟁자들을 제치며 1등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였다.
서울테이스트마케팅(STM·대표 정석영)은 지난달 21일 열린 2023년 RWA 카베르네 소비뇽 부문 평가에서 금상에 캐슬러 카베르네 소비뇽 2019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캐슬러 카베르네 소비뇽 2019
캐슬러 와이너리는 남호주 바로사 밸리에 위치해 있다. 1893년 와이너리를 시작한 바로사의 1세대 와이너리로, 호주 쉬라즈 와인의 명가다. '늙은 놈' 정도로 해석될 수 있는 '올드 바스터드' 쉬라즈가 유명하다. 그런데 쉬라즈만 잘 만드는 게 아니었다. 캐슬러의 카베르네 소비뇽은 부드러우면서도 입안을 꽉 채우는 질감이 인상적이었다. 동시에 카베르네 소비뇽 100%로 만든 와인답게 품종의 특성을 잘 살린 타닌 강도가 인상적이었고 오크 숙성에서 느껴지는 바닐라 향까지 섞여 복합미도 갖췄다. 박준영 페리지 와인 디렉터는 "좋은 산도에 높은 알코올, 타닌의 숙성 잠재가치가 굉장히 높은 와인"으로 평가했다. 허수현 레스토랑 알렌 소믈리에는 "합리적인 가격대라면 레스토랑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을 원하는 손님들에게 손쉽게 추천해줄 수 있는 최고의 와인"이라고 말했다.
실버 메달은 슈그 소노마 카베르네 쇼비뇽 2018, 로타 2017, 아테네움 카베르네 소비뇽 2020이 차지했다.
슈그 소노마 카베르네 쇼비뇽 2018
슈그 소노마 카베르네 쇼비뇽 2018는 월터 슈그가 만든 미국 소노마카운티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와인이다. 슈그는 미국의 유명 와인 조셉 펠프스의 인시그니아를 탄생시키며 세계적 와인 메이커로 명성을 얻었다. 이 와인은 고급진 풀향과 부드럽고 묵직한 타닌감이 매력적이었다. 허수현 소믈리에는 "과실의 풍미와 오크의 뉘앙스 등 밸런스가 잘 잡혔고, 타닌의 구조감 또한 굉장히 부드러운 질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바로 마시기에도 손색없고 추가적인 병 숙성을 거쳤을 때 잠재력이 궁금해지는 스타일의 와인"이라며 "레스토랑 와인 리스트 카테고리에 꼭 들어가야 할 와인"이라고 평가했다.로타 2017
로타 2017은 칠레 마이포 밸리에서 쿠지노 마쿨이 생산한 와인이다. 1856년에 창립된 쿠지노 마쿨은 칠레에서 가장 오래된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영화 '일 포스티노'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파블로 네루다가 즐겨 마시는 와인으로 나오는 게 쿠지노 마쿨이다. 쿠지노 마쿨 로타 2017은 와인의 밸런스가 뛰어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현재 밍글스 소믈리에는 "부담스럽지 않은 풍부한 향과 입안에서 퍼지는 신선한 과실 뉘앙스가 도드라진다"면서 "적당한 타닌에 부드러운 피니시를 가진 와인"이라고 평가했다.
주재민 정식당 소믈리에는 "과일과 숙성에서 오는 향들의 어우러짐이 좋고 산도와 타닌의 밸런스가 좋다"고 말했다. 또 "절제된 오크 터치에서 오는 스모키함이 복합적으로 느껴지는 와인"이라고 평가했다. 김진범 모수 소믈리에는 "가장 숙성의 미가 돋보이는 와인"이라면서 "다채로운 향과 타닌의 부드러움, 복합미를 다 갖고 있다. 끝까지 힘을 보여주는 타닌은 건강함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아테네움 카베르네 소비뇽 2020
아테네움 카베르네 소비뇽 2020은 미국 나파 밸리 와인이다. 아테네움은 고대 로마의 학교, 도서관을 뜻한다. 주로 미국 국내 시장에서 소비됐으며 미국 외 해외 시장은 한국이 처음이다. 배윤하 까사델비노 소믈리에는 "블랙베리, 커런트, 은은한 오크, 스파이스와 허브까지 과하게 드라이하지 않고 잔당감이 살짝 얹어져 입안에서 풍미가 더 좋다"고 평가했다.
주재민 소믈리에는 "잘 익은 타닌과 과일의 어우러짐이 좋다"고 말했다. 이현재 소믈리에도 "잘 녹아든 타닌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김기정 컨슈머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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