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러시아 연말까지 감산 여파… 국제유가 90달러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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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카드에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국제유가 상승이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있는 데다 무역수지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한국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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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부족 우려… 유가 폭등
에너지수입 물가도 오를 듯
韓 경제적 부담 가중 불가피
국제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카드에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국제유가 상승이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있는 데다 무역수지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한국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는 지난 5일 전날보다 1.04달러 오른 배럴당 90.0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고치다.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처음으로 90달러를 넘었다.
같은 기간 서부텍사스원유(WTI)도 1.14달러 오르며 10개월 만에 최고인 배럴당 86.69달러를 찍었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89.20달러를 기록해 9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 조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현재 진행 중인 하루 13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 생산량의 자발적 감산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스위스계 투자은행인 UBS는 올해 4분기 하루 150만배럴의 공급 부족을 전망했다. 이미 오펙(OPEC)플러스가 공식적으로 내년말까지 200만배럴의 감산을 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까지 감산을 연장하며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안정세를 보였던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들썩이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1749.90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유 판매가는 리터당 1640.25원까지 올랐다.
국제유가 변동분은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들썩이는 국제유가에 수입물가도 오름세다. 7월 수입물가지수는 130.44로 전월보다 0.4% 올랐다. 5월(-3.1%)과 6월(-3.9%) 연속 하락하다가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세부 품목별로 살펴보면 원유(6.4%), 벙커C유(2.3%), 나프타(1.9%) 등이 상승했다.
무엇보다 유가 급등으로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이 함께 오르면서 에너지 수입액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는 수출보다 수입액이 더 떨어지면서 3개월 연속 '불황형 흑자'를 이어갔는데, 현 추세면 9월에는 다시 무역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러시아산 원유는 중동산보다 가격이 약 20% 저렴한데 중국이나 인도나 이를 수입하는 데다 비축까지 확대하고 있는데 감산 연장까지 겹쳐 휘발유 가격은 치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에너지를 거의 100% 수입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에너지 수입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무역수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소비의 절반은 석유인 데다 국내에 들여오는 천연가스 가격은 유가에 연동한다"며 "유가가 오르면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고,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전기가격도 오르는 구조여서 무역수지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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