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범으로 50년간 살았는데…‘무죄’로 바뀌자 미국 검사는 사과했다 [현장영상]

조용호 2023. 9. 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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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억울하게 강간범으로 살아온 70대 남성이 거의 50년 만에 누명을 벗었습니다.

CNN·ABC 뉴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고등학생을 강간한 죄로 감옥에서 7년 이상 복역했던 레너드 맥(72세)이 5일(현지시간)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베트남 참전 용사인 맥은 지난 1975년 고등학생 2명을 총으로 위협하며 결박한 뒤 그중 한 명을 잔인하게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감옥에서 나온 뒤에도 50년 가까이 강간범으로 수치심 속에 살아온 그는 계속해서 결백하다고 주장하며 여러 차례 항소했습니다.

최근 인권단체 '이노센스 프로젝트'가 이 사건을 맡게 되었는데, 재판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DNA 증거를 제시해 범인이 다른 남성이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노센스 프로젝트'는 DNA 검사를 통해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이 무죄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비영리 법률단체입니다.

사건 당시 경찰은 알리바이가 확고한데도 용의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맥을 체포했고, 유죄 판결 과정에서 인종적 편견이 개입되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법원은 이날 "유죄 판결을 취소하고, 기소를 취소하며, 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언한다"고 밝혔습니다.

맥은 무죄를 선고받자 "4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내가 강간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강간범으로 낙인찍힌 채 사회를 돌아다녔다"면서 "하지만 희망을 포기한 적은 없었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이례적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지방 검사가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미리엄 로카 검사는 "웨스트체스터 지방 검찰청을 대표하여 그의 인생에 끼친 헤아릴 수 없는 피해와 부수적인 결과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를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예방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우연하게도 이날은 맥의 72번째 생일이었는데, 무죄 선고라는 일생일대의 선물을 받고 그는 진정한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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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호 기자 (silentc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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