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초전' 강서구청장 빅매치…문 정부·검경 동상이몽[여의도속풀이]

전민 기자 2023. 9. 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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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독재' 규정 민주, 검찰 대 경찰 구도?…"도덕성 우위라서" 부인
국힘, 무공천 기류에서 전격 공천결정…文 인사 vs 공익제보자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빌딩에서 오는 10월 치러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위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8.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여야가 모두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를 내세우기로 결단하면서 '검찰 대 경찰' 혹은 '문재인 정부 인사 대 내부고발인'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커졌다.

무공천 전망이 강했던 국민의힘이 6일 후보를 내기로 결정하면서 양당 모두 총선 전초전인 이번 보궐선거에 사력을 다할 전망이다.

먼저 공천을 결정한 더불어민주당은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전략공천했다. 진 전 차장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경찰청 차장이다.

민주당에서는 당초 문재인 정부 비서관, 전 기초·광역의원과 같은 지역 인사, 광역지자체 부시장 출신 등 13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이들보다 늦게 도전장을 내민 진 전 차장의 전략공천이 결정됐다.

원래 민주당 내에서는 1차 컷오프 결정 이후 경선할 것이라는 분석이 강했다. 그러나 전략공천으로 선회한 배경에는 사면·복권된 김태우 전 구청장이 무공천 기류가 강했던 국민의힘으로 출마하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것이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청와대 특별감찰반에 파견돼 근무했었다.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한 혐의로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이 확정되면서 직을 상실했다. 그러나 3개월 후 광복절 특사를 통해 사면·복권됐다.

민주당에서는 사면복권을 '사법부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비판하며 김 전 구청장이 유죄를 강조했다. 또한 그간 윤석열 정부를 '검찰 독재정권'으로 규정한 만큼, 김 전 구청장에 맞서 '검찰 대 경찰' 프레임으로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석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민주당은 검-경 프레임은 부인하며 진 전 차장의 도덕성 우위를 강조하고 있다. 이해식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진 전 차장 전략공천 결정 배경에 대해 "우리 후보는 도덕성에서 (여당 후보를) 압도할 수 있는 후보로 선정해야 한다는 방침이 처음부터 있었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 공천장 수여식에서 진교훈 후보에게 후보자 추천서를 수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9.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국민의힘도 이날 후보를 내기로 결정하고 공천관리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강서구가 민주당 강세 지역인만큼, 패배할 경우 총선을 앞두고 부담감이 커질 수 있다는 계산하에 무공천으로 가닥을 잡는 듯 했다. 그러나 김 전 구청장의 복권과 출마 선언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대법 판결 3개월 만에 이뤄진 윤 대통령의 사면 결정이 정치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전략공천보다는 경선을 통한 후보 선출을 더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김 전 구청장에 더해 김진선 강서병 당협위원장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김 전 구청장이 다시 후보로 나서게 될 경우 국민의힘에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내부고발로 인해 희생당한 '공익제보자'라는 주장을 내세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를 통해 '문재인 정부 공익제보자 대 문재인 정부 경찰'이라는 구도로 '전 정권 심판론'을 부각한다는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후보를 내는 것이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며 공천 방침을 밝혔다. 김 대표는 "불법 사실을 공익 제보한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얼마나 왜곡되고 편향돼 있는지를 확인해 준 일이었다"며 "유재수와 조국이 감찰 무마한 것이 유죄면 김태우는 무죄"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공천 결정으로 총선 전초전이 치러지게 된 만큼 여야는 모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전 마지막 선거인 이번 보궐선거에서 패배하면 지도부 책임론까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진 전 차장에게 공천장을 수여하며 "윤석열 정권의 퇴행과 민주주의 파괴를 멈춰 세워야 하는데 본격적인 전선은 내년 총선이지만,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그 전초전"이라며 "반드시 이겨야 하고 강서구청장 선거 승리를 통해 국민들께서 정권의 폭주와 퇴행을 경고해 주시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 전 차장은 공천장 수여식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구청장에게 할 말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국민의힘에서 어떤 후보를 공천하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어떤 강점이 있어 구청장에 적합한지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검찰 대 경찰 구도에 대한 질문에는 "선거가 검-경 대립 구도로 가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 저도 원하지 않지만, 국민들도 크게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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