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양효진 공백 못 메우는 女배구…AG·올림픽 참사 우려
스타 선수 부재에 2년째 성장통…민낯 드러나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국제 대회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김연경과 양효진 등 황금세대가 은퇴한 뒤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서 다가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에서도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세계 29위)은 6일(한국시간)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3 아시아배구선수권대회 5위 결정전 카자흐스탄(세계 39위)전에서 세트스코어 0-3(24-26 23-25 23-25)으로 졌다.
이날 카자흐스탄전은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였다. 앞서 한국은 14개 팀이 참가한 조별 예선을 2승1패로 통과해 8강 결선리그로 진출했지만 태국에게 패하면서 준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고 최종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 여자 배구가 4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1975년 첫 대회부터 4강에 꾸준히 올랐지만 이번에는 역대 최초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한국 여자 배구는 2년째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2021년 일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에 오르면서 황금기를 맞는 듯 했다. 그러나 4강 진출 주역이었던 배구여제 김연경을 비롯해 미들블로커 양효진과 김수지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전력 공백이 생겼다. 명장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도 한국을 떠나 폴란드 지휘봉을 잡았다.
세대교체를 표방한 한국 여자 배구는 이후 심각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세계 배구 최강국들이 맞붙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지난해 전패를 경험한 한국은 올해 2년 연속 전패라는 수모를 당했다. 특히 올해는 일부 경기가 한국에서 열렸음에도 한국은 홈 코트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12전 전패를 당했다. 2018년 출범한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두 대회 연속 무승에 그친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다.
김연경과 양효진 등의 은퇴 직후 14위였던 한국의 여자 배구 세계 랭킹은 30위권 안팎까지 떨어졌다. 세계적인 스타 선수인 김연경의 공백이 컸다. 2005년부터 2021년까지 16년 동안 한국 여자 배구를 이끌었던 김연경의 공백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김연경 이탈 후 코트 안 리더가 사라진 점 역시 문제점이다. 승패가 갈리는 분수령에서 결정을 지어줄 스타가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 기본기와 체격 조건 등 전반적인 면에서 아시아권 팀들을 압도하지 못한다는 사실까지 드러나고 있다.
김연경 은퇴 후 주포로 뛰는 강소휘는 지난 6월 발리볼네이션스리그 경기 후 한국 여자 배구가 세계 수준과 거리가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강소휘는 "작년에는 멤버가 많이 교체된 상황에서 처음 VNL 대회를 치러서 전패하고 왔는데 이번에는 작년보다 나아진 것 같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 차이가 많이 나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강소휘는 한국 여자 배구가 정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내 리그에서 안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배구를 좀 더 잘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세사르 감독 역시 한국 여자 배구가 세계 수준과 거리가 있다고 털어놨다. 세사르 감독은 "(선수들이) 국제 수준에 적응하는 데 부족하다. 국제 수준에 적응해야 하고 거기에 맞춰서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낯이 드러난 여자 배구 대표팀이 다가오는 2024 파리올림픽 최종예선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참사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 폴란드에서 열리는 파리올림픽 예선 C조에서 8개팀 중 2위 안에 들어야 내년 올림픽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오는 17일 이탈리아, 18일 폴란드, 19일 독일, 20일 미국, 22일 콜롬비아, 23일 태국, 24일 슬로베니아를 상대한다.
아시아팀도 압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세계 정상급 팀들을 이기기는 쉽지 않아 올림픽 본선 출전 확률은 희박하다. 세사르호가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 한국은 여자 배구가 올림픽 종목이 된 1964년 이후 역대 최초로 올림픽 본선에 나서지 못하게 된다.
아시안게임 전망 역시 밝지 않다. 2006 도하 대회에서 5위에 그쳤던 한국 여자 배구는 2010 광저우 대회 은메달, 2014 인천 대회 금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동메달을 땄는데 이번에 17년 만에 다시 노메달에 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한국은 항저우 현지에서 다음 달 1일 베트남, 2일 네팔을 상대로 아시안게임 조별 예선 경기를 치른다. 문제는 베트남이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이 패했던 팀이라는 점이다. 아시아선수권 때처럼 아시안게임 예선에서 베트남에 패할 경우 메달로 가는 길이 험난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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