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의서 ‘한·중·일’ 아닌 ‘한·일·중’으로 연설한 尹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에서 열린 아세안+3(한일중)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동아시아국가연합)+3국(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아세안+3국은 동아시아 공동체 비전을 지향해왔다”면서 “지금 이 시점에서 아세안+3는 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3 정상회의 첫 발언자로 나서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때 아세안과 한국·일본·중국 3국 정상이 함께 연대 공조해 위기 극복하자는 데 뜻을 모았고, 이것이 아세안+3 출범 배경”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이 동아시아 3국을 ‘한-일-중’ 순으로 언급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작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 아세안 정상회의 때는 ‘한-중-일’ 순으로 언급했는데 이번엔 중국보다 일본을 앞세운 것이다. 지난달 미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간 협력이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된 것을 반영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일 3국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자유, 민주,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로 협력의 차원을 높인 만큼 대통령이 중국보다 일본을 먼저 부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연설에서 “우리 는 기후위기 지정학적 변경이 만드는 복합위기에 직면해있다”면서 “이를 헤쳐나가면서 성장 중심인 아세안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우리에게 새로운 결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아세안+3 발전의 근간이 되는 한·일·중 협력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의장국이자 아세안+3국 대표 조정국으로서 필요한 역할 수행할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한일중 정상회의를 비롯한 협력 메커니즘 재개를 위해 일본·중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자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한일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의 새로운 장이 열렸 듯 한국·일본·중국 협력은 아세안+3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3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아세안은 물론 인태지역과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가 그런 비전에 다가가는 뜻깊은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