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흡연 손님, 나가달라했더니 흉기 꺼냈다”…술집 사장 칼부림 악몽

경기 시흥의 한 술집에서 손님 B씨가 사장 A씨에게 가지고 온 흉기를 보여주며 위협하고 있다./MBC 보도화면

술집에서 업주를 때리고 집기 등을 집어던진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실내 흡연을 하다 저지 당하자 “죽이겠다” 등 위협적인 발언을 하며 난동을 피운 것으로 파악됐다.

5일 경기 시흥경찰서는 지난 3일 오후 11시30분쯤 시흥시 거모동 술집에서 술집 사장 A씨를 폭행하고 집기를 집어던진 혐의로 40대 B씨를 입건했다.

A씨는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가게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피해 당시 상황에 대해 밝혔다.

시흥에서 작은 술집을 운영한다고 밝힌 A씨는 “(저녁) 11시가 넘어 남자 손님 2명이 들어왔다. 주문은 안하고 둘이서 심각하게 얘기만 하더니 소주 1병을 주문해 계속 얘기를 했다”며 “어느정도 얘기가 들리는데 ‘가게를 정리했다’ ‘누구를 끝내겠다’ ‘죽이겠다’ ‘계산해보니 10년은 살아야 한다’ 등 무서운 얘기를 하더라”고 했다. 그사이 A씨는 손님이 가져온 대형 쇼핑백 안에 식칼로 추정되는 흉기가 들어있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

A씨는 “(손님이) 가게 안에서 담배를 피우길래 안된다고 얘기했지만 듣지 않더라”며 “심각해지겠다 싶어 ‘가게 끝났다, 나가달라’ 하니 ‘손님을 받고 왜 나가라고 하느냐, 무시하는 거냐’며 언성을 높였다”고 했다. 이어 “‘소주값 안받겠으니 그냥 빨리 나가 달라’ 하고 내보내려 하는데, 그때부터 폭행을 시작했다”며 “테이블에 있는 램프를 집어 던지고 가지고 온 흉기를 들고 ‘너도 죽이겠다’며 폭행을 했다”고 적었다.

A씨가 공개한 피해 사진./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범행 이후 B씨는 일행 C씨와 함께 자리를 떠났고, A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요즘 칼부림 기사가 많았지만 주변에 없어 크게 와닿지 않았다. 직접 흉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누군가를 죽일거라는 얘기를 듣고 당해보니 여자 혼자 일하는 가게는 더 심각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저녁에 혼자 일할 때 조심하시라”며 피해 사진을 공개했다. A씨 목덜미 등에 붉은 상처가 난 모습이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범행 2시간여 뒤인 4일 오전 2시쯤 안산 지역에서 일행 C씨에게도 주먹을 휘둘러 결국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B씨가 앞서 A씨를 폭행한 뒤 현장을 이탈한 용의자라는 점을 확인했고, B씨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