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월세 270만원, 그마저도 없어서 난리”…세입자 지옥 펼쳐진 이 나라
3년새 평균 20% 상승하며 고공행진
대출금리 감당 어려운 집주인, 세입자에 전가
이민자 유입에 임대수요 늘어나며 쟁탈전도
영국 수도 런던의 주택 임대료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솟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집주인들이 임대료 인상을 통해 세입자들에게 전가하는 데다 이민자 유입으로 인한 임대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 내 세입자들은 한정된 임대 주택 물량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최근 런던 전역의 민간주택 임대료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영국을 넘어 유럽 전역에서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영국 부동산 중개업체 사빌스(Savills) 데이터에 따르면 런던의 임대료가 지난 3년 동안 평균 20% 상승했다. 현재 런던 내 방 한칸짜리 주택 임대료 중앙값은 한 달에 1600파운드(약 270만원)에 달한다.
런던 내 임대료가 고공행진하는 것은 집주인들이 치솟는 비용을 세입자들에게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머니팩트에 따르면 영국의 2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22년 8월 4.5%에서 2023년 8월 말 6.6%로 상승했다. 이로 인해 런던 안팎의 임대주택 소유자들의 이자 납입 부담이 크게 늘었고, 이를 상쇄시키기 위해 줄줄이 임대료를 인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대료는 상승하는 반면 임대 가능한 주택 물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기록적인 이민자 수 유입에다 기숙사 부족으로 인해 민간 임대 시장으로 밀려나는 학생들도 늘고 있어 주택임대 초과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잠재적 주택 구매자들이 주택 구매를 포기하고 임대 주택에 몰리고 있는 점도 초과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모기기 금리가 치솟는 데다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정부 지원제도가 종료됨에 따라 주택구매에 대한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일부 세입자들은 여러 달치 임대료를 선불로 지불하겠다고 제안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편 영국 제2의 도시인 버밍엄이 사실상 파산 선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밍엄 시의회는 5일(현지시간) 지방재정법 114조에 따라 공무원 급여, 사회 복지 등을 위한 필수 지출을 제외한 신규 예산 지출을 중단한다고 이날 밝혔다.
유럽 최대 지자체인 버밍엄시가 파산 위기에 몰린 데는 성별 구분없이 노동자에게 동등한 수당을 지급하라는 ‘동일임금 소송’ 탓이 크다. 이 소송에서 패한 버밍엄시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이미 11억파운드(약 1조 8000억원)을 피고측 여성 170명에게 지급했지만 여전히 6억5000만~7억5000만파운드(약 1조1000억원~1조 3000억원)에 이르는 채무가 남아 있다. 이외에 물가 상승, 성인 사회복지 수요 확대, 법인세 세수 급감 등도 전례 없는 재정난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지자체 재정 위기는 버밍엄만의 일이 아니다. 2020년 이후 버밍엄까지 7개에 이르는 지자체가 지방재정법 114조에 따른 신규 지출 중단을 선언했다. 가디언은 앞으로 2년 내에 다른 지자체 26곳도 그 뒤를 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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