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영·최형두, 홍범도 얘기하다 박정희 친일 설전
라디오 진행자 최경영 "박정희 만주군관학교 간 사정 뭔가"
패널로 출연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식민지시대" 반박
최경영 "독립하러 만주군관학교 갔나" 최형두 "지나친 비약"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KBS 라디오 생방송에서 홍범도 장군 육군사관학교 흉상 이전 결정 배경을 언급하다가 친일 관련 설전을 벌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 백선엽 장군의 만주군관학교 입대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서 라디오 진행자와 친일 논쟁으로 이어진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주군관학교에 갈 특별한 사정이 뭐냐', '박정희, 백선엽 장군이 만주군관학교에 독립운동하러 갔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최 의원은 당시는 일제 식민지 시대였다면서 그런 시각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답변 중 진행자가 시간 사정으로 인터뷰 연결을 마무리하겠다고 하자 “참 지나치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6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연결에서 홍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두고 홍 장군이 1920년대 자유시참변 당시 소련군의 무장해제 요구를 받아들였다면서 “이 문제를 두고 갑자기 야권에서 홍범도 장군의 독립 행적을 지우려는 무슨 친일적 행적이라고 주장해 이념 논란이 됐다”고 주장했다.
홍 장군의 무장해제론을 두고 진행자인 최경영 KBS 기자가 “잠깐만요. 지금 그런 선택을 말씀하시면 박정희 전 대통령도 만주군관학교를 선택했고, 백선엽 장군도 간도특설대 소속이었잖느냐”고 반문하자 최 의원은 “자유시참변 당시 무장해제에 순순히 응한 것이 옳았느냐, 그걸 육사에서 교범으로 삼기는 곤란하지 않느냐는 논란인데 홍범도 장군을 윤석열 정부가 지우려 한다, 이렇게 야권이 공세를 펼치면서 이게 상당히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왔다”고 했다.
'가령 집으로 온 강아지를 지금 뺏는 것 같은 그런 거잖느냐'는 최 기자 질의에 최 의원은 “박정희 장군이나 백선엽 장군이나, 그분들에게도 지금 우리가 홍범도 장군이 볼셰비키당에 가입할 수밖에 없었던 그런 불가피한 사정이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그럼 박정희 전 대통령 만주군관학교에 갈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최 의원은 “당시는 식민지였지 않느냐”고 답했다. 최 기자가 '그때 만주군관학교에 간 사람이 얼마나 있느냐, 100명도 안 될 것'이라고 반론하자 최 의원은 “홍범도 장군이 볼셰비키당에 입당한 사실을 지금 문제삼는 게 아니라고 하지 않느냐”며 “박정희 대통령이 남로당에 가입했었다, 당시 이념의 시대였지 않느냐. 여순반란 사건 당시”라고 답했다.
남로당 얘기가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만주군관학교 얘기라고 재질의하자 최 의원은 “만주군관학교에 이 사람들이 다닐 때는 역사적 시기를 봐야 한다”며 “자유시사변은 1920년 초 있었던 일”이라고 답했다.
최경영 기자가 '만주 군관학교는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간 거냐, 아니면 일제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간 거냐'고 따져묻자 최 의원은 “그것도 지나친 비약”라고 반박했다. '홍범도 장군과 비교해서 말씀해달라'고 하자 최 의원은 “홍범도 장군은 부하들과 본인들의 여러 안전을 위해서 적군의 무장해제를 받아들였고 나중에 소련에 의해 강제 이주까지 당해 카자흐스탄에서 참 쓸쓸한 노후를 보냈다”며 “그건 역사적 비극이다. 그렇다면 백선엽 장군이라든가 박정희 대통령 같은 분은 당시 태어났을 때 식민지 아니냐. 봉오동 전투나 청산리 전투는 박정희 대통령이나 백선엽 장군이 태어나기 전 이미 끝났던 사건”이라고 답했다.
'만주군관학교나 간도특설대를 간 조선인이 몇 명 있었느냐, 당시 일본군 중위면 거의 귀족과 가깝다'는 반론에 최 의원은 “당시 전문가로서 공부를 해서, 나중에 결국 국가를 세우고 최종적으로 세상에는 다 공칠과삼 이런 게 있지 않느냐”며 “선과 후가 있는 것이고 그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의원이 “홍범도 장군의 독립 행적을 지우려고 하는 게 아닌데, 야권에서는 홍범도 장군을 지우려 한다고 이렇게 몰아붙이니 지금 나로선 왜 당시 육군사관학교 내부에 홍범도 장군, 김좌진 장군, 이범석 장군, 지청천 장군 행적에 대한 여러 토론이 있었고 홍범도 장군의 선택이 그 당시 독립운동가로서는 뛰어났지만”이라고 마무리 언급을 하는 과정에 시간 사정상 방송이 끊기는 상황이 됐다.
이에 최경영 기자가 “여기까지 듣겠다. 시간이 다 됐다. 죄송하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었다”고 하면서 인터뷰가 마무리되자 최 의원은 “하 참 지나치시다”고 불만을 언급하며 방송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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