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멈춤의날 끝났지만…" 세종 교육계 재량휴업 갈등 여전

조치원 초등교장 연가 낸 교사 20명 무단결근 처리했다 철회
부교육감 재량휴업 철회 요구 전화 놓고…"압박" vs "교사보호"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공교육 멈춤의 날을 끝내고 교사들이 교육현장으로 복귀했지만 세종 교육계가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6일 전교조 세종지부와 세종교사노조에 따르면 정병익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이 학교장 재량휴업 취소를 종용했고, 조치원읍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연가를 낸 교사들에 대해 무단결근 처리했다. 무단결근 처리됐던 교사는 20명에 달했다.

해당 교장의 조치에 전교조 조합원들이 학교를 방문해 항의하자 뒤늦게 이를 취소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공식 발표에도 학교 현장의 갈등이 가라앉지 않는 것이다.

앞서 이 장관은 전날 "각자의 방식으로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연가·병가를 사용한 것은 다른 선택을 생각할 수 없는 절박한 마음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선생님들이 신분상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하겠다. 징계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 사망 교사의 49재인 4일 연가·병가를 쓴 교사와 이를 승인한 학교장에 대한 징계를 예고했던 교육부가 징계 방침을 공식 철회한 것이다.

이렇게 재량휴업을 둘러싼 교육계 갈등은 일단락 됐지만 세종지역 학교 현장의 상황은 다르다.

최교진 교육감과 정 부교육감의 대응이 엇박자가 났다는 지적이 나왔고, 일부 교장들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정 부교육감이 재량휴업을 결정한 교장에게 일일이 전화해 취소를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재량휴업을 결정한 교장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 취소를 종용한 이는 교육청 부교육감"이라면서 "교사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교육감의 뜻을 저버리고, 어렵게 뜻을 모은 학교를 뒤흔든 부교육감에게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는 최 교육감의 최근 행보와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최 교육감은 서이초 교사 사망이후 SNS와 기자회견을 통해 "후배 교사들을 지키겠다"며 재량휴업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교육부의 '추모를 위한 연가·병가는 불법', '연가·병가를 승인한 교장 및 사용 교원에 대해 최대 파면·해임의 징계, 형사고발이 가능' 등 법적조치 엄포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교육청 정문에는 교사들이 보낸 감사 화환(3개)이 놓여 있다. 후배 교사들이 보낸 것으로, 그동안 교육감을 비난하는 근조화환이 놓였던 자리를 대신했다.

화환에는 '최교진 교육감님의 학교공동체를 위한 용기 있는 결단에 감사드립니다', '세종교사 보호하는 세종시교육청 인정', '세종교육청 선배님들 책임 있는 행동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교육감을 비난하는 성명이 나오자 시교육청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시 교육청은 지난달 29일 교육부장관 주재 교육감회의에 정 부교육감이 대신 참석, 회의 내용을 재량휴업 학교에 전한 것이 오해를 샀다고 주장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관내 교원에 대한 법적 불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재량휴업일 예정 학교장(4곳)에게 전화로 (교육부)회의 내용을 전화로 안내한 것"이라고 "(부교육감이)학교에 위력을 행사하거나 취소를 종용한 사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상미 전교조 세종지부장은 "부교육감으로부터 취소 종용을 받았다고 제보한 학교장은 분명히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연가를 낸 교사를 무단결근 처리한 교장에 대해서도 "해당 학교장에게 5일 오전 찾아가 항의했다"며 "교육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교감⋅교장의 자질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준 반면교사 사례"라고 말했다.

pin@news1.kr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