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장 ‘강제 키스’ 여파…스페인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 경질

박병수 2023. 9. 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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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장 강제 키스 사태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스페인에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빌다 감독은 지난달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월드컵 여자축구대회에서 스페인을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이후 루이스 루비알레스 축구협회 회장의 강제키스 논란의 와중에 경질되는 사태를 겪게 됐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달 월드컵 여자축구대회 시상식에서 스페인 대표팀의 선수 헤니페르 에르모소의 얼굴을 붙잡고 강제 키스를 해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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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엔 몬체 토메…여성 첫 감독 임명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 새 감독 몬체 토메(왼쪽)가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축구협회장 강제 키스 사태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스페인에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스페인 축구협회는 5일(현지시각) 페드로 로차 회장 대행 이름으로 성명을 내어 체제 개편의 첫 조처로 호르게 빌다 감독을 해임한다고 밝혔다. 후임에는 몬체 토메(41)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대표팀 감독에 임명됐다. 토메 신임 감독은 2018년 이후 빌다 감독 체제의 대표팀에서 코치로 활동해 왔다.

빌다 감독은 지난달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월드컵 여자축구대회에서 스페인을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이후 루이스 루비알레스 축구협회 회장의 강제키스 논란의 와중에 경질되는 사태를 겪게 됐다. 빌다 감독의 경질은 그의 강력한 후원자였던 루비알레스 회장이 강제 키스로 비판을 받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달 월드컵 여자축구대회 시상식에서 스페인 대표팀의 선수 헤니페르 에르모소의 얼굴을 붙잡고 강제 키스를 해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과 함께 사퇴 압력을 받고 있으나 “잘못한 게 없다”고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은 그에게 “90일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으며, 스페인 사법당국도 그의 행동이 유죄 요건이 되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협회는 빌다 감독의 해임 이유에 대해 분명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빌다 감독은 그동안 선수들로부터 지나친 통제와 낡은 선수 관리 방식 등 때문에 불만을 사왔다. 지난해 9월엔 대표팀 선수 15명이 빌다 감독의 지도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며 훈련을 거부하는 사태도 일어났다. 당시 루비알레스 회장은 빌다 감독에 힘을 실어주며 훈련 거부 선수들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맞섰다. 이번 월드컵 대회에는 이들 선수 중 3명만 참가했다.

빌다 감독은 강제키스 논란이 확산되던 지난달 25일 열린 협회의 임시 회의에서 사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루비알레스 회장에게 기립 박수를 보낸 이들 중 한 명이었다. 그렇지만 나중에 그는 루비알레스 회장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며 그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로차 회장 대행은 이날 공식 사과 성명도 발표했다. 그는 “협회는 루비알레스의 잘못된 행동을 사과한다”며 “세계 축구계, 국제축구연맹·유럽축구연맹 선수들, 특히 국가대표 선수들과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루비알레스는 협회나 스페인 사회가 지지하는 가치를 대변하는 인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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