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의평가 영어 분석하니…“추상적·관념적 지문 배제”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종로학원에서 강사진이 이날 실시된 9월 모의평가 3교시 영어영역 문제 분석을 하고 있다. /뉴스1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영어 영역은 추상적고 관념적인 지문을 배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신 지문을 충실히 읽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는 의견이 교육계에서 나왔다.

EBS 영어 강사 심보라 삼각산고 교사는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9월 모의평가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은 배제됐다”며 “6월 모의평가보다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EBS는 이번 모의평가에서 추상적인 표현이나 관념적인 소재는 제외했다고 분석했다. 김 교사는 “작년 수능에서 법학 관련 내용이 나온 적 있는데 당시 지문에 ‘settlement’는 (보통 수험생이 알고 있는) 정착으로 해석하는 대신 합의금으로 해석해야 했다”며 “이런 전문적인 내용이 배제됐다”고 했다.

다만 소재가 친숙하다고 시험이 쉬웠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김 교사의 설명이다. 그는 “지문을 읽고 답이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생각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어떤 부분만 봐서는 안 되고 통합적으로 생각해서 분석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김성길 인천 영흥고 교사는 “영어 지문을 해석해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일이 없도록 정보는 충분히 주되 정확하게 이해하고 (지문 내용을) 선지에 적용하는 능력을 볼 수 있도록 해 변별력이 있었다”고 했다.

EBS는 제목 추론 24번, 빈칸 추론 33번과 34번, 글의 순서를 묻는 36번, 문장을 삽입하는 39번 등을 변별력 있는 문제로 꼽았다. 다만 해당 문제들도 일상적인 소재와 관련된 내용이 대다수고 지문을 충실히 읽으면 풀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EBS 설명이다.

입시 업계에서는 지문 수준이 평이했으나 일부 선택지에 매력적인 오답이 포함됐다고 분석했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작년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쉬웠다”며 “독해 후 답을 찾는 과정에서 매력적인 오답이 포함된 문제가 있어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가 아주 낮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는 “초고난도 문항은 없지만 지문을 충실히 읽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아 풀이 시간이 부족했을 것 같다”며 “어휘력이 부족한 경우 선지를 고르느라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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