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WTO 반론서에 “후쿠시마 삼중수소, 중국 원전 10분의 1”…중국 “정상원전과 달라”
일본 정부가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즉시 철폐를 요구하는 문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출하면서 “후쿠시마 제1원전 처리수(일본이 오염수를 부르는 말)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연간 배출량은 중국 친산 원전의 10분의 1”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수입 중단 철폐를 요구하는 반론서면을 WTO에 제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조치는 과학적 원칙에 근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대응 조치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같은 달 31일 WTO에 이를 통보했다. 중국은 WTO 통지문에서 “공중의 생명과 건강을 효과적으로 지키고, 위험을 완전하게 억제하기 위한 긴급조치”라며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공중의 건강과 식품의 안전에 통제 불가능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를 거친 오염수를 1년간 방류할 때 배출되는 삼중수소의 양이 22조 베크렐(㏃) 미만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전체 원전이 2020년 배출한 삼중수소 총량 1054조㏃의 약 48분의 1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일본이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펼쳐온 논리와 같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지난 7월에도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해외 원자력 발전소에서도 삼중수소를 액체 폐기물로 배출하고 있으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이 나라들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또 지난달 오염수 방류 개시 후 후쿠시마 원전 주변 바닷물의 삼중수소 농도는 기준보다 크게 낮아 “현재까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주장에 중국 측은 사고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와 정상 가동 중인 원전에서 나온 폐수 사이에는 본질적 차이가 있다면서, 일본 측 태도가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5일 전문가들의 주장을 인용해 “(일본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원자로에서 나오는 일반적인 폐수와 사고로 손상된 원자로에서 나오는 핵 오염 폐수를 혼동하고 있다”며 “이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고 전했다.
또 “일반 원전에는 핵물질이 원자로 내부에 밀폐되어 있지만, 원자로가 파괴되면 핵물질이 계속 누출돼 물을 오염시키고 장기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반 원전과 후쿠시마 원전을 동일시하는 것은 양심을 바다에 버리는 것”이라면서 “후쿠시마 원전이 버리는 폐수가 정말로 깨끗하고 안전하다고 믿는다면, 왜 공업용수로 재사용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앞서 중국 국가핵안전국도 “후쿠시마 사고 원전 오염수와 세계 각국 정상 가동 원전에서 나오는 액체 배출물은 방사성 핵종의 유형이 다르고, 처리의 난이도가 다르다”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사고 후 용융된 노심에 존재하는 각종 방사성 핵종을 포함하고 있어 처리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는 전날 브리핑에서 “중국이 취한 관련 조치는 완전히 정당하고 합리적이며 필요한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일본이 해양 환경과 공중 안전에 가지고 온 위험에 보편적으로 주목하면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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