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공백 끝났다 좋아했는데…대표님, KT 주가가 왜 이러죠?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3. 9. 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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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지난달 30일 경기 성남 KT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제공 : KT]
5개월의 경영 공백 사태를 마무리하고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새 수장으로 맞이한 KT가 대표 선임 이후 오히려 주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새 대표 선임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데다 구조조정 비용 부담이 주가에 발목을 잡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KT는 전일대비 400원(1.23%) 내린 3만2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KT는 6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다. 지난달 30일은 김영섭 신임 KT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던 날이다. 직전일인 지난달 29일 이후 이날까지 KT 주가는 4.3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70% 오른 것과 대비된다. SK텔레콤(-1.13%), LG유플러스(-1.60%) 등 1%대 낙폭을 보인 다른 이통사들보다 낙폭이 크다.

KT는 지난해 말부터 새 대표 선임 과정이 우여곡절을 겪었다. 연임 도전에 나섰던 구현모 전 대표가 정부의 압박 속에 결국 대표이사 후보직에서 물러났고 다음 후보로 윤경림 전 KT 사장을 내정했지만 정기 주총을 사흘 앞두고 윤 전 사장도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구 전 대표가 임기만료로 사임한 3월 말 이후 5개월 동안은 수장 공백 상태인 직무 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KT의 새 대표 선임 과정이 우왕좌왕하는 양상을 띄면서 KT의 주가도 내리막을 탔다. KT는 지난해 말 3만3800원에서 지난 7월 말 2만9500원으로 12.7%나 하락했다. 하지만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새 대표 후보로 정해지면서 경영 공백 사태가 해결될 것이란 기대감에 지난 한달 동안 주가가 11.86%나 오르면서 낙폭 대부분을 회복했다.

김영섭 대표 체제가 정식으로 출항하면서 구조조정 비용에 대한 부담이 주가를 억누르고 있다. 김 대표는 재무통에다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조직 슬림화와 적자사업 정리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배당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창규 전 회장이 취임했던 지난 2014년에도 KT는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했고 이 때문에 일회성 인건비 1조2000억원이 영업비용에 반영됐다. 대규모 적자로 KT는 그해에 배당을 하지 않았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희망 퇴직 인원을 봐야 알겠지만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1조5000억원이 비용으로 처리될 것이며 아마도 올해 4분기에 반영할 공산이 커 보인다”라며 “희망 퇴직이 실시된다면 주당배당금(DPS) 급감은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KT의 빅베스(대규모 손실 처리)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KT의 직원수는 2만명대로, 5000명선인 SK텔레콤, 1만명선인 LG유플러스에 비해 많기는 하지만 매년 1000명 이상 자연 감소하는 구조여서 희망퇴직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구현모 전 대표 임기를 돌아보아도 과도한 투자가 이뤄진 바 없고 부실자산 평가도 매년 잘 이뤄졌던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외부 출신 CEO 선임으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고 배당재원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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