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상협 탄녹위원장 "에코테크 산업 과감히 지원하겠다"

오미란 기자 2023. 9. 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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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사회 전환, 민간 자발적 참여 가장 중요"

[편집자주] 플라스틱 제로의 자원순환 사회'로 전환하는 지혜를 모으는 '2023 제주플러스국제환경포럼'이 오는 7일과 8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포럼의 주제인 '플라스틱, 순환경제 그리고 탄소중립사회로 가는 길'을 화두로 주요 인사들로부터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핵심과제와 대응전략을 들어 봤다.

김상협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 위원장.2023.9.2./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서울=뉴스1) 오미란 기자 = 김상협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 위원장이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에코테크를 포함한 기후테크 산업을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23 제주플러스국제환경포럼'을 앞두고 최근 뉴스1 제주본부와의 인터뷰에서 출범 후 지난 1년간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돌아보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탄소중립 사회로 가려면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해 민간이 자발적으로 탄소중립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적극적인 규제 개선과 과감한 연구개발(R&D) 재정 투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020년부터 2년간 제주연구원장 지내면서 대한민국 전기차 메카, 전국 최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등의 성과를 보며 제주도의 커다란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쓰레기 수거체계를 선진화, 고도화하는 역량도 도가 보여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에 따라 지난해 10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녹위)는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과 녹색성장 추진을 위한 주요 정책과 계획, 그 시행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범부처 기구다. 위원장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카이스트 부총장인 김 위원장이 함께 맡고 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김상협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 위원장.2023.9.2./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 다음달 출범 1주년을 맞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간의 성과를 짚어 본다면.

▶대통령 직속 탄녹위는 지난해 10월 출범 후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환경과 경제의 조화로운 발전을 통해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탄소중립 중추국가로 도약하도록 노력해 왔다.

특히 올해 4월에는 20년간 법정계획인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이라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준수하면서도 현실 여건과 실현 가능성을 고려해 부문별 감축목표를 조정함으로써 합리적인 이행방안도 마련했다.

앞으로는 국가 기본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한만큼 청년,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한 탄소중립·녹색성장 이행 점검단을 중심으로 추진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예정이다.

- 최근 발표한 '기후테크 산업 육성전략' 가운데 자원순환에 초점을 둔 에코테크 부문의 세부 내용과 추진 상황,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정부는 지난 6월22일 녹색성장 신성장 동력인 기후테크 기업들의 성장 성공모델을 창출하고 수출 산업화를 위해 '기후테크 산업 육성전략'을 마련했다.

기후테크는 기후(Climat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에 기여함과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는 모든 혁신 기술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클린테크, 카본테크, 에코테크, 푸드테크, 지오테크 등 5개 분야가 있고, 이 중 에코테크는 환경산업, 자원순환, 친환경 제품 생산 등을 아우르는 분야다.

정부는 향후 정책펀드를 신설해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관련 유망 기술 실증과 사업화를 연계하는 기후문제 해결형 대규모 R&D(연구개발)를 신설해 에코테크 육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책펀드는 산업기술혁신펀드 내에 기후테크 산업, 해외진출 투자지원을 위한 전문펀드와 관련 벤처·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초격차 펀드 등 총 4000억원 이상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기후문제 해결형 대규모 R&D는 올해부터 현장수요에 맞는 기술을 선정하고, 실증 착수 때 표준 개발, 인증 연계를 병행해 기술개발·실증·사업화 과정 연계를 강화하는 프로그램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탄녹위는 에코테크를 포함한 기후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앞으로도 관계부처와 힘을 모아 적극적이고 과감한 지원방안을 추진하겠다.

- 탄소중립 실현에 있어 민간 부문의 참여와 변화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

▶탄소중립·녹색성장 사회 이행을 위해서는 정부 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해 민간이 자발적으로 탄소중립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산업부문 감축목표(14.5%→11.4%)는 산업계가 이행해야 하는 도전적인 과제로, 민간기업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도 탄소중립을 위기이자 기회로 인식해 자발적으로 RE100(Renewable Energy·재생에너지 10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R&D 투자확대,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현 상황에서 기업들이 글로벌 저탄소·친환경 시장의 우위를 선점하고 탄소중립 실현과 산업 경쟁력 강화의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업계와도 활발한 소통을 통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기업들의 과감한 기술혁신과 투자를 적극 지원할 것이다.

이 밖에도 정부는 탄소중립 분야에 대한 민간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탄소중립 규제를 킬러 규제로 선정해 적극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탄소중립 분야 기술 개발에 대해서도 과감한 R&D 재정 투입을 통해 탄소중립·녹색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들이 마중물이 돼 탄소중립·녹색성장 이행을 위한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공감과 실천도 중요한 만큼 미래세대들을 포함한 국민들이 직접 실천방안을 기획하고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확대해 나가겠다.

김상협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 위원장.2023.9.2./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 지난 5월 제주특별자치도는 ‘2040 플라스틱 제로 제주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4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률을 2020년 대비 50% 줄이고, 재활용률을 100%까지 끌어올리는 동시에 소각·매립 처분율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주된 골자다. 정부 차원의 연계 지원·협력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제주특별자치도는 전국에서 최초로 플라스틱 제로화 정책을 시행 중인 지방자치단체다. 이는 도가 2012년 선포한 '탄소 없는 섬(CFI·Carbon Free Island) 2030'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미리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도가 2021년 선포한 '쓰레기 없는 섬(WFI·Waste Free Island) 2030'도 뒷받침하기 위해 '제주 자원순환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지난해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413억원을 투입해 플라스틱 감량과 재활용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 사업으로 고품질 재활용을 촉진시키고, 다회용기 사용 기반을 확대함으로써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향후 제주특별자치도가 '2040 플라스틱 제로 제주 기본계획'의 목표를 달성하고 지자체 차원의 플라스틱 감량·재활용 추진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서도 적극 지원·협력하겠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페플라스틱을 비롯해 폐기물 수거 역량이 일본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데, 제주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체계화하고 강화한다면 국가적 대표사례로 키워나가고자 한다.

- 2012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탄소중립에 나섰던 제주특별자치도가 단순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앞으로 어떤 자구노력이 필요하고, 또 정부는 어떻게 지원해 나가야 한다고 보나.

▶제주특별자치도는 2012년 CFI 2030을 선포한 뒤 다양한 사업을 시행해 대한민국 전기차 메카, 전국 최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등의 성과를 창출했다. 최근 청정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대규모 실증사업에 제주가 선정된 것도 이 같은 선행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어 나가기 위해 지역이 변화와 혁신의 주체로서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도 제주특별자치도가 탄소중립기본법에 의거한 지역계획 수립이나 기후변화 적응 확대, 분산 에너지 추진 기본계획을 차질 없이 실현해 나간다면 에너지 대전환을 선도하는 글로벌 탄소중립 도시를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본다.

특히 지난해 기준 제주특별자치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은 약 20%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높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제주특별자치도의 높은 의지와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CFI 2030 추진도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도 상향식 탄소중립‧녹색성장 이행체계 구축, 중앙‧지역 협력을 통한 지자체 탄소중립 확산 사업을 지원하고 있고, 분야별로 원활한 사업이 수행될 수 있도록 탄녹위가 중심이 돼 관련 부처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

특히 지자체 기본계획 수립‧기본조례 제정 지원, 지자체 탄소중립 지원센터 지정‧운영, 지자체 탄소중립 이행 책임관 지정, 권역별 정기포럼 개최 등 상호협력이 활성화되도록 최선의 지원을 하겠다. 탄녹위는 다음달 제주에서 권역별 포럼도 개최할 계획이다.

- 앞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할 예정인 주요 과제들이 있다면.

탄녹위는 탄소중립·녹색성장 경제 사회로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 부문별·연도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녹색산업과 기술, 금융의 트라이앵글을 집중적으로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고자 한다.

아울러 순환경제로의 전환, 디지털 혁신을 통한 녹색경제 촉진도 본격화해 나갈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 2020년부터 2년간 제주특별자치도의 대표 정책연구기관인 제주연구원장을 지내면서 제주도의 커다란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국 1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전기자동차 보급은 그 사례 중 하나로, 앞으로 더 큰 가능성이 제주에 있다고 생각한다. 클린(Clean), 세이프(Safe), 스마트(Smart)로의 노력을 집중해 나간가면 제주는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미래도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주연구원장 재직 당시) WFI 2030 정책을 통해 자원순환 경제로의 패러다임을 전환, 폐기물 분야에서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기도 했었다.

현재 도민 여러분께서 만들어 가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플라스틱 제로 정책 등은 대한민국 탄소중립 녹색성장의 선도사례가 될 것이라고 본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첨단기술도 중요하지만 도민과 함께 쓰레기 수거체계를 선진화, 고도화하는 역량도 도가 보여줬으면 한다. 그게 우리나라의 급소 중 하나다.

이번 제주플러스국제환경포럼이 제주의 더 큰 미래를 보여 주는 훌륭한 장이 될 것이라 기대하며 저도 적극 참여하겠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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