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LFP배터리, 과연 게임체인저일까…"삼원계도 진화, 비교 불가"

강지용 2023. 9. 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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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경영연구소 "삼원계 배터리도 진화의 여지 커"
"중국 차세대 배터리, 성능 구현·출시 가능할 지 의문"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전 세계 완성차 기업들 사이에서 저가형으로 알려진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LFP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 확대로 '한국 배터리 3사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주력 배터리인 삼원계(NCM, NCA) 배터리와 태생적인 성능 격차는 넘어설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원통형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6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모델Y RWD에 이어 오는 10월 출시하는 모델3 부분 변경 모델에도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다. 특히 모델3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중국 1위 업체 CATL이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LFP 배터리인 'M3P 배터리'로 알려졌다.

M3P 배터리는 기존 이원계 LFP 배터리에 삼원계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의 장점을 혼합한 것이다. 정확한 성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LFP 배터리에서 철을 빼고 망간과 아연, 알루미늄 등을 혼합해 적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밀도가 kg당 230Wh에 달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주력인 NCM(kg당 260Wh) 배터리에 근접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 부피당 에너지양이 증가한다. 같은 부피라도 에너지를 더 많이 쓸 수 있다는 의미다. 차세대 배터리의 제조 비용은 NCM 배터리보다 30%가량 저렴한 LFP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LFP 배터리가 삼원계 배터리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중국지역전략팀 최재희 전문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가까운 미래에는 LFP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NCM 배터리를 역전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CATL은 상반기에 매출 1천892억4천604만 위안(약 33조8천400억원), 영업이익 253억5천742만 위안(약 4조5천3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사진은 CATL 본사 전경과 테슬라 모델Y 모습 [사진=CATL·테슬라]

아울러 "국내 3사도 최근 LFP 배터리 개발 및 상용화에 착수했지만, 업스트림 단위부터 수직계열화를 이뤄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과 이제 막 전기차용 LFP 배터리 사업에 착수한 우리 기업의 경쟁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최 전문연구원은 강조했다. 이어 "특히 우리 기업이 LFP 배터리 생산을 위한 원자재 공급망을 새롭게 구축하려면 중국 기업과의 자원 확보 경쟁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단계에서 삼원계와 LFP 배터리를 경쟁 구도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차세대 배터리 동향 및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배터리는 각각의 목적과 용도에 맞는 저·중·고가 시장으로 점점 세분화되면서 성장할 전망이다.

채희근 산업연구팀장은 보고서를 통해 "이륜차와 주행거리가 짧은 경차∙소형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은 저가용 배터리가 상당 부분 사용될 것이고, 일반 승용차도 중급과 고급으로 나뉘어 배터리가 세분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중국산 저가 배터리가 한국과 일본 업체들을 위협할 배터리 시장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채 팀장은 CATL이 개발하고 있는 M3P 배터리에 관해 "중국 업체들의 홍보성 발표는 과거 사례를 보면 과장된 경우도 많아 추후 결과의 검증이 필요하다"며 "실제 양산 시 결과가 다르거나 양산 시기가 크게 지연되거나 출시 자체를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고 평가했다.

SK온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SK온]

이와 더불어 채 팀장은 "중국 LFP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동시에 삼원계 배터리도 기술 진보 중이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LFP와 중저가용 삼원계 배터리 등을 출시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LFP 배터리는 원론적으로 낮은 에너지 밀도와 저온 환경 성능 저하의 근본적인 약점이 존재하는데, 기술 발전이 우려라면 역으로 삼원계 배터리도 진화의 여지가 크다는 반증"이라며 "향후 차세대 모빌리티에 고성능 배터리 수요가 확장될 것이고, 에너지 밀도 향상은 필연적인 진화 방향"이라며 채 팀장은 삼원계 배터리의 미래를 밝게 전망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도 "LFP 배터리에 대한 수요는 일시적·과도기적인 것이 아니며, 앞으로도 삼원계 배터리 등과 전기차 시장에서 공존하며 발전을 거듭할 것"이라며 "다만 차세대 배터리라고 하더라도 LFP가 삼원계의 성능과 시장 점유율을 역전하는 단계까지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LFP와 삼원계는 경쟁 관계가 아닌 별개의 세그먼트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며 "타깃 시장이 다른 만큼 국내 업체들도 LFP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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