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오염수 방출’ 사과 일본 정치인…후쿠시마서 서핑·먹방·엄지척

이승준 2023. 9. 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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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아들이자 한국에선 '펀쿨섹좌'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자민당 소속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일본 후쿠시마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고 수산물을 먹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15년 "후쿠시마 오염수가 통제되지 않고 있다"며 당시 아베 정권을 직격하는 등 일본 원전 정책을 꾸준히 비판해온 아버지와 결이 다른 행보라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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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지난 3일 일본 후쿠시마현 바다를 찾은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일본 매체 FNN 유튜브 채널 갈무리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아들이자 한국에선 ‘펀쿨섹좌’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자민당 소속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일본 후쿠시마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고 수산물을 먹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15년 “후쿠시마 오염수가 통제되지 않고 있다”며 당시 아베 정권을 직격하는 등 일본 원전 정책을 꾸준히 비판해온 아버지와 결이 다른 행보라 눈길을 끈다.

6일 일본 후지 티브이 계열의 후지뉴스네트워크(FNN·에프엔엔)의 보도와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그는 지난 3일 후쿠시마 미나미소마시 해안에서 열린 어린이 대상 서핑 체험 행사에 참여해 직접 서핑을 하고 후쿠시마산 회를 먹었다. 서핑을 할 때나 회를 먹을 때 그는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에프엔엔은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몸으로 조금이라도 후쿠시마 바다의 매력을 알리고 싶었다”며 “원전 처리수 때문에 국내외 일부 사람들로부터 말이 안 되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하며 “처리수(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일본 후쿠시마현 바다를 찾아 서핑을 즐기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인스타그램 갈무리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후쿠시마 방문 사진을 올리며 현지 주민들과 어민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 주민들이 지금까지 풍평피해와 싸워왔다. 후쿠시마에서 서핑을 함으로써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찾았다. 퍼포먼스라고 해도 상관없다”며 “전국의 서퍼 여러분 후쿠시마로 서핑하러 와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오는 17일에도 미나미소마시에서 열리는 서핑이벤트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일본 정치권에서 이어지는 ‘후쿠시마 수산물 안전성 홍보’ 움직임의 하나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관저에서 후쿠시마 수산물 식재료로 만든 점심을 먹고 외부에 영상과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 3일 일본 후쿠시마현 바다를 찾은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인스타그램 갈무리

다만, 고이즈미는 환경상 취임 다음날인 2019년 9월12일 후쿠시마를 찾아 어민과 주민들을 만나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해 희석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전임자의 발언에 사과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전 장관의) 개인적 견해다. 불안감을 조성해 죄송하다”며 어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당시에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원전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원전에 비판적인 입장를 견지했다.

그의 아버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4주년인 2015년 3월12일 강연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도쿄올림픽 유치전 과정에서 “오염수 상황은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전혀 통제되지 않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등 일본 전직 총리 5명은 202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주년을 맞아 사고를 ‘인재’로 규정하며 일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강의 등을 통해 탈원전 입장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2019년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에서 발언하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일본 환경상. 2019년 9월24일 JTBC 뉴스 갈무리

한편, 고이즈미는 다소 엉뚱한 화법으로 국내에서 화제가 된 일본 정치인이기도 하다. 그는 2019년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와 같은 큰 문제를 다룰 땐 즐겁고(fun), 쿨하고(cool), 섹시해야(sexy) 한다”고 발언했다. 구체적인 대책을 묻는 말에 “그걸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 않다”고 답했다. 기후변화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처하려면 재밌게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 중에 나온 말인데, 한국 누리꾼들은 그에게 ‘펀쿨섹좌’라는 별명을 붙이고 발언 당시 영상을 갈무리해 ‘밈’(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즐겼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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