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친구’에 도전장 내민 ‘안희정 미투 증언 前 비서’
“권력형 성폭력 맞다” 진술 이후 왕따 취급… 생계 위해 2년간 닭꼬치 노점상 생활 전전
“도덕성·대의보다 친소관계에 좌우, 권력형 성폭력 옹호 민주당 폐습을 버려야” 주장
세종시을 선거구서 안 전 지사 고교 동기동창인 현역 강준현 의원과 민주당 공천경쟁 예고
세종=김창희 기자
2018년 3월 정가를 발칵 뒤집어 놓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권력형 성폭력 사건에서 법정 증언 등으로 결정적인 내부 고발자 역할을 한 ‘30대 전(前) 안희정 키즈’가 내년 세종시 총선에 출사표를 던져 주목되고 있다. 배신자로 낙인찍혀 친 안희정 그룹에서 내쳐진 뒤 노점상 생활까지 전전했던 이 청년은 더불어민주당이 도덕성이나 대의보다 친소관계에 좌우되며 권력형 성폭력까지 옹호하는 폐습을 버려야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내년 총선 세종시(을)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신용우(38·㈜세이프티코리아 본부장)씨가 지역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 씨는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충남도청과 지방선거 및 대선 캠프에서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로 8년간 일한 경력의 소유자다. 신 씨는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한 김지은씨의 전임자로, 김 씨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해준 당사자이기도 하다. 8년을 모신 ‘주군’에 대한 그의 생생한 법정 증언은 안 전 지사의 최종 유죄 확정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신 씨가 내년 총선에서 출사표를 던진 세종시을 선거구의 현역 국회의원은 안 전 지사의 고교 동기동창인 강준현 의원(민주당)이다. ‘안희정의 친구’와 ‘안희정의 전 비서’의 맞대결 구도다. 공천경쟁을 벌이게 된 신 씨를 세종에서 만났다.
-자기 소개를 해달라.
“세종시 연동면에서 태어나고 자란 세종 토박이다. 학창시절 태권도 선수를 하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경호 부대원으로 군 복무를 했다. 이때 안희정 지사측에서 함께 할 사람을 뽑는다고해서 제대 후 2009년부터 안희정 지사와 함께 활동을 해왔다. 이후 성폭력 피해자인 김지은 씨의 직전 수행비서로서 인수인계를 해줄 때까지 약 8년여를 충남도청과 대선 및 지방선거 캠프에서 근무했다.”
-안희정 사건 당시 어떤 역할을 했나?
“제가 안희정 지사를 존경했던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명백한 범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재판이 시작되니 대부분이 안희정 편에 붙고, 피해자 편에 서 있는 사람은 몇 명 안 됐다. 결국 1심에서 무죄가 나왔다. 1심은 안희정 측이 짜놓은 프레임 안에서 진행됐다. ‘기획 미투’라는 프레임이었다. 안 전 지사 측근들 대부분이 재판에서 피해자를 공격했다. 원래 수행비서가 하던 업무들도 그 사람들은 모두 피해자가 특별히 한 것처럼 진술을 하기도 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모습에 화가 났다. 저 역시 증인으로 재판에 나서 평소 권력관계, 폐쇄적인 업무문화 등에 대해 진술했다. 권력형 성폭력이 맞다고 생각했다. 2심에선 제 이야기를 했다. 학창 시절 운동부 소속이었는데 감독으로부터 수십 명이 성폭력을 당했다. 운동부에서 감독의 권력은 절대적이다. 폐쇄적인 조직 문화가 성폭력으로 이어졌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가해자 처벌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한 경험이 있었다. 그때도 법적으로 피해를 증명하는 데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안희정 사건 2심 판사님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운동부 내 성폭력과 안희정의 성폭력은 구조적으로 너무나 닮아있다. 저는 20년 전 친구들의 구조 신호를 받지 못했고, 그 결과 피해가 지속됐다. 안희정 사건에서도 똑같은 상황에 놓였다. 세상이 변하지 않은 거다.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전 제 딸의 성폭력 피해 현장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될까 봐 겁난다.” . 증언 이후 저는 안희정계에서는 물론 민주당내에서 완전히 왕따 취급을 받아 정치 생활을 접어야했다. 결국 공원에서 닭꼬치를 파는 노점상까지 2년간 하며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야했다. 반면 가해자에게 유리한 진술을 한 인사들은 이후 청와대 행정관, 국회, 지자체 산하기관 본부장 등에 줄줄이 채용돼 고위직을 맡는 등 승승장구 해왔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정치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것도 관련이 있나?
“그렇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도덕, 대의보다는 친소관계에 의한 민주당 정치가 큰 폐해를 일으키고 있는걸 몸소 경험했다. 안희정, 박원순, 오거돈 등 권력형 성폭력을 저지른 사람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당내에 많다. 성범죄를 저질렀거나 2차가해에 앞장선 사람들을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내보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인재들로 채워야 한다. 안희정 사건 과정에서도 정치권에서 실력있다고 인정받던 한 보좌관도 결국 쫓겨났다. 반면 강준현 의원은 안 지사와 친분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당선됐고, 현재는 안 지사의 아들을 의원실에 채용하기까지 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곳에 직접 들어가 변화를 만들어 내고 싶다.”
-세종에서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세종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세종의 성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봐왔다. 그 동안 정치권에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으로 세종시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들을 준비 중이다. 곧 시민들께 더 많은 정책들을 말씀 드리고 찾아뵐 수 있을 것이다.”
-세종 시민들께 한 마디?
“세종시에 국회와 대통령실의 실질적인 이전을 완성시켜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우리나라의 수도가 되는데 앞장서겠다. 더불어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의 기반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부족하지만 시민들만 믿고 가보려 한다.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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