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친구’에 도전장 내민 ‘안희정 미투 증언 前 비서’

김창희 기자 2023. 9. 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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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수행비서로 8년 일하다 김지은 씨 측 증인으로 법정섰던 신용우씨 총선 출마 선언
“권력형 성폭력 맞다” 진술 이후 왕따 취급… 생계 위해 2년간 닭꼬치 노점상 생활 전전
“도덕성·대의보다 친소관계에 좌우, 권력형 성폭력 옹호 민주당 폐습을 버려야” 주장
세종시을 선거구서 안 전 지사 고교 동기동창인 현역 강준현 의원과 민주당 공천경쟁 예고
내년 세종시 총선 출마를 선언한 신용우 전 안희정충남지사 수행비서.

세종=김창희 기자

2018년 3월 정가를 발칵 뒤집어 놓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권력형 성폭력 사건에서 법정 증언 등으로 결정적인 내부 고발자 역할을 한 ‘30대 전(前) 안희정 키즈’가 내년 세종시 총선에 출사표를 던져 주목되고 있다. 배신자로 낙인찍혀 친 안희정 그룹에서 내쳐진 뒤 노점상 생활까지 전전했던 이 청년은 더불어민주당이 도덕성이나 대의보다 친소관계에 좌우되며 권력형 성폭력까지 옹호하는 폐습을 버려야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내년 총선 세종시(을)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신용우(38·㈜세이프티코리아 본부장)씨가 지역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 씨는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충남도청과 지방선거 및 대선 캠프에서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로 8년간 일한 경력의 소유자다. 신 씨는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한 김지은씨의 전임자로, 김 씨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해준 당사자이기도 하다. 8년을 모신 ‘주군’에 대한 그의 생생한 법정 증언은 안 전 지사의 최종 유죄 확정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신 씨가 내년 총선에서 출사표를 던진 세종시을 선거구의 현역 국회의원은 안 전 지사의 고교 동기동창인 강준현 의원(민주당)이다. ‘안희정의 친구’와 ‘안희정의 전 비서’의 맞대결 구도다. 공천경쟁을 벌이게 된 신 씨를 세종에서 만났다.

-자기 소개를 해달라.

“세종시 연동면에서 태어나고 자란 세종 토박이다. 학창시절 태권도 선수를 하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경호 부대원으로 군 복무를 했다. 이때 안희정 지사측에서 함께 할 사람을 뽑는다고해서 제대 후 2009년부터 안희정 지사와 함께 활동을 해왔다. 이후 성폭력 피해자인 김지은 씨의 직전 수행비서로서 인수인계를 해줄 때까지 약 8년여를 충남도청과 대선 및 지방선거 캠프에서 근무했다.”

-안희정 사건 당시 어떤 역할을 했나?

“제가 안희정 지사를 존경했던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명백한 범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재판이 시작되니 대부분이 안희정 편에 붙고, 피해자 편에 서 있는 사람은 몇 명 안 됐다. 결국 1심에서 무죄가 나왔다. 1심은 안희정 측이 짜놓은 프레임 안에서 진행됐다. ‘기획 미투’라는 프레임이었다. 안 전 지사 측근들 대부분이 재판에서 피해자를 공격했다. 원래 수행비서가 하던 업무들도 그 사람들은 모두 피해자가 특별히 한 것처럼 진술을 하기도 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모습에 화가 났다. 저 역시 증인으로 재판에 나서 평소 권력관계, 폐쇄적인 업무문화 등에 대해 진술했다. 권력형 성폭력이 맞다고 생각했다. 2심에선 제 이야기를 했다. 학창 시절 운동부 소속이었는데 감독으로부터 수십 명이 성폭력을 당했다. 운동부에서 감독의 권력은 절대적이다. 폐쇄적인 조직 문화가 성폭력으로 이어졌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가해자 처벌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한 경험이 있었다. 그때도 법적으로 피해를 증명하는 데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안희정 사건 2심 판사님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운동부 내 성폭력과 안희정의 성폭력은 구조적으로 너무나 닮아있다. 저는 20년 전 친구들의 구조 신호를 받지 못했고, 그 결과 피해가 지속됐다. 안희정 사건에서도 똑같은 상황에 놓였다. 세상이 변하지 않은 거다.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전 제 딸의 성폭력 피해 현장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될까 봐 겁난다.” . 증언 이후 저는 안희정계에서는 물론 민주당내에서 완전히 왕따 취급을 받아 정치 생활을 접어야했다. 결국 공원에서 닭꼬치를 파는 노점상까지 2년간 하며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야했다. 반면 가해자에게 유리한 진술을 한 인사들은 이후 청와대 행정관, 국회, 지자체 산하기관 본부장 등에 줄줄이 채용돼 고위직을 맡는 등 승승장구 해왔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정치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것도 관련이 있나?

“그렇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도덕, 대의보다는 친소관계에 의한 민주당 정치가 큰 폐해를 일으키고 있는걸 몸소 경험했다. 안희정, 박원순, 오거돈 등 권력형 성폭력을 저지른 사람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당내에 많다. 성범죄를 저질렀거나 2차가해에 앞장선 사람들을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내보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인재들로 채워야 한다. 안희정 사건 과정에서도 정치권에서 실력있다고 인정받던 한 보좌관도 결국 쫓겨났다. 반면 강준현 의원은 안 지사와 친분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당선됐고, 현재는 안 지사의 아들을 의원실에 채용하기까지 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곳에 직접 들어가 변화를 만들어 내고 싶다.”

-세종에서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세종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세종의 성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봐왔다. 그 동안 정치권에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으로 세종시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들을 준비 중이다. 곧 시민들께 더 많은 정책들을 말씀 드리고 찾아뵐 수 있을 것이다.”

-세종 시민들께 한 마디?

“세종시에 국회와 대통령실의 실질적인 이전을 완성시켜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우리나라의 수도가 되는데 앞장서겠다. 더불어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의 기반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부족하지만 시민들만 믿고 가보려 한다.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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