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사장 "삼성은 홈, TSMC는 어웨이…우리가 앞설 것"

한지연 기자 2023. 9. 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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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장 사장이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경쟁자인 대만 TSMC를 제치겠다는 자신감을 거듭 드러냈다.

경 사장은 지난 7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과 테일러 출장을 언급하며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삼성전자는 오스틴에서부터 쌓아온 노하우를 가지고 미국에서 홈 경기를 하고 있고, 경쟁사는 어웨이 경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마음에 와 닿았다. 직원들의 스피릿(정신)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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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이 5일 서울대에서 강연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장 사장이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경쟁자인 대만 TSMC를 제치겠다는 자신감을 거듭 드러냈다. 경 사장은 5년(2028년) 안에 TSMC를 잡겠다고 공언해왔다.

경 사장은 지난 5일 모교인 서울대에서 반도체계약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삼성 반도체의 꿈과 행복 : 지속가능한 미래'란 주제의 강연을 했다. 경 사장은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학·석·박사를 졸업했다.

경 사장은 메모리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져있는 파운드리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1000조원 가치 기업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파운드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며 "한 해 잘하는 게 아니라 계속 잘하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 사장은 지난 7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과 테일러 출장을 언급하며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삼성전자는 오스틴에서부터 쌓아온 노하우를 가지고 미국에서 홈 경기를 하고 있고, 경쟁사는 어웨이 경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마음에 와 닿았다. 직원들의 스피릿(정신)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말에는 이 공장에서 4나노미터(㎚·1㎚=10억 분의 1m)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TSMC는 각각 미국 테일러와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두 회사 모두 2024년 가동이 당초 목표였는데, 최근 TSMC가 공장 가동을 1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TSMC를 기술력으로 따라잡겠다는 목표도 내비쳤다. 그는 "삼성전자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인벤터 창조자로, 경쟁사를 앞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GAA 공정 기반의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들어갔다. GAA는 기존 방식인 핀펫보다 성능과 전력 효율 면에서 한층 앞선다. TSMC는 2나노부터 GAA 공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때문에 업계는 두 회사 모두 GAA공정을 적용하는 2나노 공정에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 본다. 경 사장도 앞서 2나노 공정에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양산을 목표로 한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이 5일 서울대에서 강연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또 과감한 전략 투자의 중요성도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며 D램은 10나노대를 만들고 있고, 낸드플래시는 1000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 사장은 "많은 인력과 웨이퍼를 투자하고 있다"며 "올해 패키지 팀을 새로 만들어 세상에 없는 기술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당장 반도체 적자가 크다고 줄이면 3년 후, 5년 후 먹고 살게 없다"며 "미래를 보고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의 10배가 넘는 7조2000억원을 R&D(연구개발)투자에 쏟아부었다. 시설 투자도 2분기 기준 최대 규모인 14조5000억원을 들였다. 투자 증가액 대부분이 메모리가 아닌 파운드리에 집중됐다.

경 사장이 직접 대학생들과 소통하는 것은 인재 확보 차원이다. 경 사장은 앞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과 연세대에서도 비슷한 강연을 했다. 반도체 업계는 숙련된 인재가 없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는 2031년 기준 5만4000여명의 반도체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경 사장은 "사람을 구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여기 계신 여러분이 삼성 반도체에 함께 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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