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자 성폭행하고 CCTV 지운 前 국립대 교수 “모든 게 물거품”

충남 모 국립대 前 교수, 2심 결심공판서 선처 호소
검찰, 징역 8년 구형…“CCTV 영상 지우며 은폐 시도”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법원 로고 ⓒ연합뉴스

여제자 성폭행 혐의로 1심서 실형을 선고받은 충남의 모 국립대학교 전직 교수 측이 항소심서 "열심히 생활해온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충남의 모 국립대 전직 교수 A(58)씨의 변호인은 6일 대전고등법원 형사1부(송석봉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준강간 등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A씨에 대한 선처를 구하며 이같이 변호했다.

또한 "어떤 말로도 피해를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이 일로 (A씨는) 교직에서 파면됐고 배우자와도 이혼하게 됐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반면 검찰의 구형량은 원심 때와 같은 징역 8년이었다. 이날 검찰은 A씨의 범행 후 행보에 대해 "처음엔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하면서 CCTV 영상까지 삭제하며 은폐하려 했다"면서 "동료 교수에 대한 범행도 원심에선 부인하다가 유리한 양형을 받고자 반성했다고 진술을 번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A씨의 피해자 중 하나인 여교수 B씨의 경우 당초 준강간 방조 의혹으로 학교에서 해임됐으나 이후 정직으로 감경됐다. B씨는 이 사건 이후 정신과 진료를 받는 등 현재까지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 여학생 측 또한 엄벌을 탄원했다. 피해 여학생의 변호인은 이날 "피고인(A씨)은 처음부터 자신의 집으로 피해자를 불러 만취하게 한 뒤 자고 가라고 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했다"면서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10년 간 노력해왔던 꿈도 포기했다. 원심보다 중한 형을 선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A씨는 작년 12월12일 새벽 본인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 만취한 여학생 C(20)씨를 총 4회 간음하거나 강제추행하고 같은 날 함께 있던 여교수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후엔 본인의 집 CCTV 영상을 삭제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피해자는 A씨의 범행 다음날인 12월13일 그를 경찰에 고발했다. 사태를 인지한 대학 측은 A씨의 직위를 해제하고 이후 징계위원회를 거쳐 그를 파면했다.

1심 재판부가 선고한 형량은 징역 5년이었다. 재판부는 "이제 갓 성인이 된 피해자가 범죄 피해로 엄청난 고통을 받았을 것이 자명하다"면서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피고인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10월27일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