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철면피…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씨 보석 신청

피해자들 “보석 신청 기각·엄중 처벌해야”

‘정부여당의 무늬만 전세사기·깡통전세 특별법 규탄 및 해결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지난 5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피해자 인정 범위 확대 및 보증금 회수 방안을 촉구하며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조태형 기자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430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구속돼 재판받고 있는 남모씨 일당이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법원에 보석 신청 기각과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는 6일 남씨의 보석 심문을 앞두고 “조직적 전세사기범 남씨 일당에 대한 보석 허가를 반대하고 범죄단체에 대한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해야 한다”면서 인천지방법원에 탄원서와 시민 933명의 연서명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남씨는 지난 1일 인천지법에 보석신청서를 제출했다. 남씨는 공인중개사 등과 짜고 미추홀구 일대 공동주택 533가구의 전세보증금 430억원을 빼돌린 혐의(범죄수익은닉죄,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남씨는 빠른 피해복구를 위해 석방돼야 한다는 취지로 보석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탄원서에서 “남씨 일당은 재판에서 반성은커녕 ‘사기 의도가 없었다’ ‘자신도 피해자’라고 항변하고 있다”면서 “경매로 인해 하루아침에 전 재산을 잃고 은행 빚을 떠안으며 길거리에 쫓겨나게 될 피해 세대들이 속출하고 있음에도 이들은 수개월 동안 피해자들을 피 말리며 피해 변제를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네 명이 사람의 벼랑 끝에 내몰려 극단적 선택을 했고 정부가 특별법을 통과시켰지만, 피해자들이 일상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제대로 된 대책은 여전히 유명무실하다”며 “피해자들이 온전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선 사기행각의 주범과 공모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