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공매도 전면 금지로 가격효율성 떨어지고 시장거래 위축됐다

유희곤 기자 2023. 9. 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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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이 2022년 7월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불법 공매도 근절 대책 관계기관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전면금지됐던 공매도로 국내 주식시장의 가격효율성이 떨어지고 시장거래도 위축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보가 많은 투자자의 거래를 위축시켜서 부정적인 정보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주가 급락의 빈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1년여 만에 일부 종목의 공매도가 재개된 후에는 거래회전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판 뒤 해당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면 싼 값에 매수해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일부 개인투자자는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공매도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하는 만큼 무차입 공매도와 같은 불공정거래 적발을 강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공매도 규제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공매도 금지는 (주식시장의) 가격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변동성은 확대시켰으며, 시장거래를 위축시켰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2020년 3월16일부터 상장주식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금리 하락과 유동성 공급으로 주식시장이 반등하고 변동성도 줄어들자 이듬해 5월30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편입 종목만 공매도를 재개했고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김준석·황세운 선임연구위원은 공매도 전면 금지 전·후 각각 120일의 거래 비중 상위 20%와 하위 80% 종목을 비교했다.

실증분석 결과 공매도 금지 이전에는 상위 20% 종목이 하위 80%보다 전반적으로 가격효율성이 높고 변동성이 작으며 유동성이 높았으나, 이후에는 두 그룹 간 차이가 줄거나 역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거래 비중이 높았던 종목은 금지 이후 다른 종목보다 변동성, 극단적 수익률 발생 빈도가 모두 증가했다.

또한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때의 변동성과 극단적 마이너스 수익률 발생 빈도가 동시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공매도 제한이 주가의 과대평가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했고, ‘공매도 금지로 주가 급락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규제 찬성론자의 주장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공매도 거래 비중이 높았던 주식은 공매도 금지 후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12.64% 증가했고 증권사·기관·외국인 비중은 모두 감소했다.

연구진은 2021년 공매도 부분재개 전·후 각각 120일 동안 재개 종목과 미재개 종목 거래와 주가도 각각 비교했다. 분석 결과 재개종목은 변동성과 극단적 수익률 발생 빈도가 줄어들고 거래회전율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재개로 기관 등의 비중은 커지고 개인투자자 비중은 줄면서 호가스프레드(매도-매수 호가 차이)는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자로서는 호가스프레드가 낮을수록 유리하다.

보고서는 “공매도 부분재개 전·후의 분석 결과는 금지 전·후보다 유의미하지 않았다”면서 “공매도 금지에 따른 충격이 더 컸고, (시장 조성을 목적으로 한 주식 양도 때 증권거래세를 면제받는 증권사 등)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는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공매도 전면금지 효과는 기존 이론의 예측 결과와 대체로 일치했다”며 “전면금지와 같은 극단적인 접근방식보다는 그 기능은 유지하되 불공정거래 행위 적발 및 처벌 강화와 접근성 제고와 같은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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