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잇단 금융사고에 핵심성과지표 점검… “단기 실적 위주 KPI 개선해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은행권이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를 살펴보라는 금융감독원의 요청에 따라 승진·성과급 책정의 기준이 되는 핵심성과지표(KPI) 점검에 나섰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17일 BNK경남은행 횡령 사고, KB국민은행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대구은행의 무단 증권계좌 개설 등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은행권에 내부통제 시스템을 자체 점검하라고 요청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감원 제출 기한 이달 15일
단기 실적 위주 KPI 개선 검토
은행권이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를 살펴보라는 금융감독원의 요청에 따라 승진·성과급 책정의 기준이 되는 핵심성과지표(KPI) 점검에 나섰다. 최근 대구은행에서 고객 동의 없이 증권계좌를 개설한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실적에 대한 압박이 금융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오는 15일까지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현황 자체 점검 결과를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번 내부통제 자체 점검에는 특정 양식은 없다. 금감원은 지난해 은행권에 내부통제 현황 자체점검 요청 시에는 ▲금융사고 예방 기능의 적정성 ▲내부통제조직의 적정성 ▲내부통제체계 운영의 적정성 ▲자체검사업무 운영의 적정성 ▲준법감시인제도 운영의 적정성 등의 내용을 담은 자체 점검 종합결과표를 전달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17일 BNK경남은행 횡령 사고, KB국민은행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대구은행의 무단 증권계좌 개설 등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은행권에 내부통제 시스템을 자체 점검하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이 은행에 점검을 지시한 사안은 ▲내부통제 혁신방안 이행 상황 ▲최근 사고 관련 유사사례 점검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현황이다. 은행은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현황을 제외한 두 가지 항목에 대해서는 지난달 31일 점검 결과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은행권은 일선 영업 현장에서 잘못된 영업 행위가 있는지 점검하는 과정에서 KPI의 적정성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 KPI는 경영 성과를 판단하는 척도다. 승진이나 성과급 책정의 기준이 되는 만큼 직원들은 KPI를 올리려고 노력한다. KPI의 세부 평가 항목이 특정 상품의 판매 등 단기 실적을 중심으로 설정되면 금융사고 가능성이 커진다. 불건전 영업 행위를 통해서라도 실적만 올리면 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A은행 관계자는 “본점에서 영업기획이나 영업 부서들에 대해 문제가 있는 영업 행위가 있는지 자체 점검하고 이와 관련해 KPI를 변경할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라고 했다. B은행 관계자는 “KPI를 포함해 내부통제 현황을 점검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KPI 점검은 단기 실적 위주의 KPI를 개선하라는 금감원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라임펀드·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등 사모펀드에서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일어난 이후 특정 상품 판매 실적을 KPI에 반영하지 말 것을 지속적으로 지도했다. 하지만 최근 대구은행의 다수 영업점에서 불법적으로 증권계좌를 개설한 금융사고가 발생하며 여전히 일부 은행에서는 특정 상품에 대한 실적이 KPI에 반영돼 금융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대구은행의 경우에도 증권계좌를 팔면 실적이 되니 (사고의) 유인이 된 것 아니냐”라며 “은행에 실적과 사고 예방의 균형을 반영하도록 KPI 제도를 자체적으로 강화해서 제출하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은 민간 금융이므로 영업 실적으로 평가돼야 하는 것은 맞지만, 영업 실적을 올리는 과정에서 건전한 법규와 영업 행태를 준수하면서 해야 한다”라며 “이번 점검을 통해 은행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고민해서 강화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다만, 은행들은 KPI 점검을 위한 내부통제 현황을 파악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C은행 관계자는 “KPI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이를 악용해 현장에서 불건전 영업행위를 하는 것이 문제다”라며 “사고가 발생하면 관련 조사를 하는 것도 긴 시간이 걸리는데, 특정 사고가 없는 상황에서 본점에서 KPI가 잘 짜졌는지 한 달이라는 시간 안에 완벽하게 보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라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무비자에 급 높인 주한대사, 정상회담까지… 한국에 공들이는 中, 속내는
- 역대급 모금에도 수백억 원 빚… 선거 후폭풍 직면한 해리스
- 금투세 폐지시킨 개미들... “이번엔 민주당 지지해야겠다”는 이유는
- ‘머스크 시대’ 올 것 알았나… 스페이스X에 4000억 베팅한 박현주 선구안
- [단독] 김가네 김용만 회장 성범죄·횡령 혐의, 그의 아내가 고발했다
- 4만전자 코 앞인데... “지금이라도 트럼프 리스크 있는 종목 피하라”
- 국산 배터리 심은 벤츠 전기차, 아파트 주차장서 불에 타
- [단독] 신세계, 95年 역사 본점 손본다... 식당가 대대적 리뉴얼
- [그린벨트 해제後]② 베드타운 넘어 자족기능 갖출 수 있을까... 기업유치·교통 등 난제 수두룩
- 홍콩 부동산 침체 가속화?… 호화 주택 내던지는 부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