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DC 발행사 '서클' 창업자가 본 스테이블코인 미래는
서클 2.0 목표는 거래 비용 '제로'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USDC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했기 때문입니다."
제레미 알레어 서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 2023(Korea Blockchain Week 2023, KBW2023)에서 밝힌 USDC 성장 배경이다.
서클이 발행한 USDC는 미국 USD Coin의 줄임말로, 시가총액 약 273억달러(35조원)에 달하는 전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법정화폐 또는 실물자산과 연동시켜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는 가상자산이다.
USDC가 연동된 화폐는 달러다. 달러 가격을 추종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실제 달러를 은행 계좌에 준비금으로 예치하고 그와 1대 1로 USDC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은행에 예치된 달러 자산은 감독 기관으로부터 정기적으로 감사를 받는다.
알레어 창업자는 이날 스테이블코인의 미래가 규제와 규칙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는 USDC가 현재까지 걸어온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그는 "10년 전 서클을 설립한 초기부터 인터넷 금융 시스템을 만들려면 기존 금융 시스템과 통합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규칙과 정책이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난 2013년 3월 미국 재무부가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은행 시스템과 블록체인을 통합했을 때 규제를 만들었다"며 "당시 만들어진 정부의 명확한 정책 덕에 2018년 USDC를 출시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USDC 출시 후에도 정부와의 동행은 계속됐다. 알레어 창업자는 "서클이 출시하는 제품들을 위해 정부에 협조하는 노력을 많이 해왔다"며 "우리는 항상 각국 정부 관료들을 방문하고 중앙은행뿐 아니라 기재부 등 규제 당국과도 소통했다. 이들과 논의하며 새로운 기술에 대해 교육했다"고 말했다.
교육 효과는 확실했다는 게 알레어의 설명이다. 그는 "정부 관료들을 교육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꼭 필요했다"며 "(그 결과로) 놀라운 발전이 있었다. 지난 1년간 기록한 발전은 앞서 9년 동안 있었던 발전보다 컸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는 '키' 역시 규제를 꼽았다. 또 현재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칙이 마련되고 있는 만큼 곧 모든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가 도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레어 창업자는 "현재 싱가포르와 일본, 유럽 등에서는 이미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칙을 마련하는 등 규제 명확성을 갖춘 상태"라며 "미국 의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 또한 통과되면 디지털 달러 등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핵심 자산으로 거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025년이 되면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해 모든 디지털자산이 전부 규제될 것"이라며 "일부는 이를 부정적으로 보지만, 나는 중요한 발전이라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법적 근거를 기반으로 가상자산을 발행해야 대대적인 적용이 가능하다"며 "가정이든 금융이든 (어느 곳에서나) 가상자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스테이블코인의 주된 사용처로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를 제시했다. 소비자들과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해야 하는 산업에서 효용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알레어 창업자는 "스테이블코인은 소비자와 긴밀하게 상호작용을 하는 서비스들이 활용하기 좋다. 게임과 상거래, 핀테크가 대표적 예시"라며 "이들은 자신들의 상품 및 서비스를 스테이블코인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 한다. 이는 곧 인터넷 금융 시스템의 미래"라고 분석했다.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그는 "아시아는 서클에서 가장 큰 투자처 중 하나로 현재 서클 직원 120명이 아시아에서 근무할 정도"라며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이 최근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정책을 발표한 만큼 아시아를 가장 중요하고 커다란 성장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역시 이들을 따라 명확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전했다. 알레어 창업자는 "한국은 가상자산 규제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다"며 "이를 완성한다면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모범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클 2.0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지난 2013년 회사 설립 당시 세운 서클 1.0 목표는 거의 달성한 만큼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는 계획이다.
알레어 창업자는 "인터넷상에서 오픈 프로토콜로 거래 비용을 낮추려 했던 목표는 거의 달성했다. 서클 2.0에서는 그 거래 비용을 제로(0)로 낮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상거래 본질과 기업 활동 방식, 금융 시스템 작동 방식 등이 전부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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