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명품백 대신… 합리적 가격으로 접근성 높인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C부문(이하 코오롱F&C)이 핸드백 브랜드 '쿠론'의 리뉴얼과 함께 20만~30만원대 상품 비중을 늘렸다. 샤넬 등 명품 브랜드들이 최근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는 가운데, 실속을 챙기는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겠다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6일 코오롱F&C는 서울 성수동 키르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상품 정책과 함께 '2023 F/W(가을·겨울)' 컬렉션을 선보였다. 쿠론은 이번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기존에 46% 수준이었던 20만~30만원대 상품 비중을 60%대로 끌어올렸다.
이번 리브랜딩을 진두지휘한 구재회 코오롱F&C 상무(액세서리사업부장 겸 프로젝트사업부장)는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연이어 가격 인상을 하는 것은 브랜드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에선 부러운 면이 있다. 그렇게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이 구매를 한다는 것, 그런 가치가 있는 브랜드가 됐다는 점"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소비자를 이용하고 비즈니스적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바로 이 부분에서 국내 브랜드들이 차별점을 찾을 수 있는 틈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쿠론 역시 이를 위한 노력들을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샤넬은 이달 1일자로 호주·일본 등에 해외 일부 국가에서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호주에서는 '클래식 플랩백 미디엄'을 1만5710호주달러에서 1만6910호주달러(약 1447만원)로 7.64% 올렸다.
일본의 경우 WOC(체인지갑) 가격이 50만엔(약 454만원)을 넘어섰다. 명품업계에서는 국내 가격 역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샤넬코리아가 이번에 가격을 인상하면 지난 2월, 5월에 이어 올들어 세 번째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명품 브랜드를 지향하는 쿠론은 중·저가 제품군을 늘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가격 접근성을 높여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면서 해외명품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 상무는 "치열한 시장에서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고민했고 브랜드 이름만 빼고 다 바꾸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백화점 핸드백 비즈니스만 해 온 기업들이 어려움 겪고 있다. 예전에 백화점 1층에만 가봐도 우리나라의 알만한 브랜드들이 매장 운영하며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려왔는데, 지금은 국내 핸드백 브랜드 2~3개 정도만, 그것도 소형 평수만 남아있는 추세"라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가방 브랜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데에는 가격적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 럭셔리 브랜드는 온라인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는 등 접근성 너무 좋아져서 돈을 좀만 보태면 살 수 있는 제품이 됐다"면서 "앞으로 합리적 가격대의 상품 구성을 늘리고 럭셔리 브랜드와 대응할 고가제품도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세희 쿠론 브랜드매니저는 "백화점 유통채널이 수수료를 안 내려주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제조사로서는 가격을 합리적으로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로 생산을 하나의 국가로 한정짓는게 위험요인이 크다고 보고 국내 생산뿐 아니라 베트남, 중국 등에서 나라별 3군데씩 공장을 운영하는 구조로 바꿔 제품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는 선에서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론은 2030세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의 최대치를 20~30만원대로 보고 있다. 이에 2023 F/W 시즌부터 2534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20~30만원대 제품 라인인 '뉴 트렌디' 라인을 선보였다.
이날 쿠론은 뉴 트렌디 라인과 함께 '뉴 클래식' 라인도 소개했다. 뉴클래식은 기존 쿠론의 정제된 디자인, 미니멀한 감성의 클래식 아이템들을 재해석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또 기존 제품라인의 대표 아이템인 '스테파니백'도 지속 운영하되, 가격인상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쿠론 측은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쿠론은 올해 550억원, 내년 6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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