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을지로에 37층 건물 신축···기계·정밀 소공인은 16층 임대상가에 입주

유경선 기자 2023. 9. 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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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 산림동 190-3에 지어질 37층 업무시설과 16층 공공임대상가 조감도. 업무시설 뒤쪽으로 보이는 것이 공공임대상가 건물. 서울시 제공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 산림동에 37층 높이의 업무시설이 들어선다. 기존에 이 지역에서 도심 제조업에 종사하던 소공인들은 기부채납으로 지어질 16층 공공임대상가에 입주하게 된다.

서울시는 제7차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산림동 190-3 지역인 세운 5-1·3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수정가결했다고 6일 밝혔다. 도심에 녹지를 조성하겠다는 서울시 방침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도심지를 재개발할 때 건물 면적을 줄여 녹지를 조성하는 대신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것이 서울시 도심 재개발 전략이다.

대상지 용적률은 1519% 이하, 높이는 170m 이하로 결정됐다. 건폐율은 60%에서 50% 이하로 축소됐다. 개방형 녹지는 대지 면적의 41.8%인 2685㎡에 조성될 예정이다.

37층 높이의 업무시설 1개동은 4층 높이까지 외부에 개방된 근린생활시설로 조성된다. 계단형으로 근린생활시설을 배치하고, 4층 높이까지를 로비로 만들어 외부에 열린 공간으로 만든다. 저층부를 이용해 건물 주위를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건물 최상층에는 전망대가 만들어진다. 남쪽으로는 남산을, 북쪽으로는 종로·을지로와 종묘 등 구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다.

공공임대상가 16층으로 조성···소공인들 “기계·정밀업 특성 고려 안됐다”

16층 높이의 공공임대상가는 기부채납으로, 지하3층~지상16층 규모에 연면적 6400㎡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1개 층당 400㎡(약 120평)로, 서울시는 100호 규모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0년 세운 5-1·3구역에 120개 점포가 영업 중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110호 규모의 공공임대상가를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세운 5-1·3구역 소공인들은 서울시 계획에 현실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다수가 기계·정밀업종인 지역 특성상 업무시설이 고층으로 지어질 경우 하중이 많이 나가는 기계설비를 설치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기계 진동이나 소음이 자주 발생하는 업무 특성에 맞지 않고, 물건 상·하차가 원활하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앞서 5-2구역에 문을 연 상생지식산업센터 입주자들도 이 같은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해당 구역에서 금속가공업에 종사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A씨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업종이 그런 건물에 들어가 살 수 없다는 건 뻔한 사실”이라며 “애초에 잘못된 기부채납 계획이자 말도 안되는 건축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업종 종사자들의 요구사항도 소통하며 반영하겠다”며 “100% 반영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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