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덜 위협적”…국내 첫 확진자 나온 ‘피롤라’ 뭐길래
코로나 ‘피롤라(Pirola)’ 변이의 국내 확진자가 처음 나왔다. 피롤라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과학자들은 이 변이의 면역 회피 능력이 뛰어날 것으로 우려했으나, 최근 진행 중인 실험 결과 이 변이가 예상보다 덜 위협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달 31일 ‘피롤라’로도 불리는 오미크론 BA.2.86이 국내에서 1건 처음 검출됐다고 6일 밝혔다. 이 변이에 감염된 확진자(45)는 해외여행력이 없어 국내 감염 사례로 추정된다. 증상은 경증이며, 동거인, 직장 접촉자 중 추가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롤라는 지난 7월 덴마크에서 처음 발견돼 미국을 비롯해 다른 10개국으로 확산됐다.(
피롤라는 오미크론 변이에 비해 스파이크 단백질의 돌연변이 수가 30여개나 많아 처음 발견했을 당시 면역 회피 능력과 확산 가능성이 우려됐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만약 돌연변이로 스파이크 단백질이 세포에 침투하기에 용이한 구조로 변했다면 그만큼 감염이 더 쉬워질 수 있다.
케이틀린 제텔리나 미 질병관리통제센터(CDC) 과학보좌관은 “이번 변이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다른 변이와는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갖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최근 진행 중인 실험실 테스트 초기 결과에서 피롤라가 처음 예상보다 덜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매체는 피롤라를 이른바 ‘스카리언트(scariant)’라고 일컫기도 했다. 스카리언트는 변이가 더 위험하다는 과학적 증거가 부족한데도 과장된 언론 보도로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심는 코로나 변이를 뜻하는 말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의 연구팀은 피롤라에 대한 항체의 영향을 실험하기 위해 2022년 말과 지난 8월 말에 채취한 인간 기증자의 혈액을 사용해 실험한 결과 오래된 혈액 샘플로는 피롤라를 막을 수 없었지만 최근 얻은 샘플에선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의 벤자민 머렐 수석 연구원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전반적으로 오미크론이 최초 출현했을 때보다 극단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피롤라나 그 하위 변이들이 현재 돌고 있는 변이들을 능가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며 그 심각성에 대한 데이터도 아직 없다”면서도 “우리의 항체가 새 변이에 대해 완전히 무력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영국 보건 당국도 피롤라를 ‘모니터링중인 변이’에서 ‘우려되는 변이’로 재분류해야 하는 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최근 회의를 진행했고, 지난 2일 “피롤라가 우려되는 변종 조건에 충족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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