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완전동형암호 고속연산 칩 개발…양자컴퓨터 해킹도 막아

기존 암호 기술 대체, 동형암호 연산 속도 대폭 높여
복호화 불필요하고 안전성 극대화, 새 보안기술 선도

[대전=뉴시스] ETRI 연구진과 동형암호 연산 가속 칩.(사진= ETR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연구진이 재식별 절차없이 암호데이터를 주고받고 고속으로 계산할 수 있는 전용처리장치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로 양자컴퓨터 해킹도 견딜 수 있는 성능을 지닌 완전동형암호(完全同形暗號·HE) 연산 가속기 칩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완전동형암호 기술은 암호화된 데이터를 추가로 복호화(암호문을 평문으로 역부호화하는 재식별화) 과정없이 그대로 처리할 수 있다. 차세대 암호기술로 불리면서 양자컴퓨팅에서 암호가 깨지지 않는 내성암호의 성질도 있어 안전성이 크게 보장된다.

기존 암호기술은 암호화된 데이터를 바로 연산할 수 없어 비밀 키를 사용, 데이터를 복호화해 원래의 정보로 바꾼 뒤 다시 암호화해서 전달해야만 했다. 이 경우 비밀키는 물론 원래의 정보가 노출될 수 있어 민감 정보를 담고 있는 데이터를 연산 처리하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

ETRI가 개발한 완전동형암호 하드웨어 연산 가속기 칩은 정보를 암호화하면 암호문이 수천 비트(bit)의 계수를 갖는 수만 차수 이상의 다항식들로 표현되는 동형암호의 고유한 특성에 적합한 전용 하드웨어 연산 처리장치다.

암호화된 데이터를 바로 연산하고 결괏값만 암호를 풀어서 데이터를 볼 수 있다. 아무도 원래의 데이터를 볼 수 없어서 데이터 프라이버시가 확실히 보장된다.

연구진은 개발한 칩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동형암호 전용 시스템온칩(SoC)을 구현해서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암호문의 산술연산 워드 크기와 다항식의 차수가 달라도 간단한 설정을 통해 하나의 칩에서 유연하게 고속으로 연산할 수 있고 다양한 알고리즘 호환성과 가변 워드·차수를 지원하는 PIM(메모리 안에 연산처리 장치가 내장된 반도체 구조) 구조의 HPU 칩도 구현키로 했다.

기술개발에는 네이버주식회사, ㈜네오와인, ㈜티맥스티베로, 성균관대, 포항공대, 인하대가 공동으로 참여 중이다.

ETRI는 향후 이 기술이 개발완료되면 ▲완전동형암호 HW 가속기 칩셋 ▲프라이버시 보장 데이터 서버에 내장되는 가속기 ▲동형암호 라이브러리, 인공지능 등에 활용할 응용 SW 구축 등이 주요 성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ETRI 박성천 보안SoC융합연구실장은 "동형암호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됐다"며 "이 기술로 세계적인 수준의 성능을 개발하고 사업화해 우리나라가 신 보안기술을 선도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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