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회식 다음날 복통…배탈인줄 알고 방치하다 ‘날벼락’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9. 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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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한·구역질 등 유발하는 담석증
방치하면 담낭염 등 합병증 불러
절제수술· 초음파술로 치료 가능
과식 피하고 과일·야채 섭취해야
[사진 출처=픽사베이]
40대 직장인 A씨는 삼겹살 회식을 마치고 귀가한 날 새벽, 갑자기 찾아온 복통에 잠에서 깼다. 오른쪽 윗배가 찢어질 듯 아팠지만 단순 배탈이겠거니 생각하고 진통제와 소화제를 챙겨먹었다. 그럼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고 밤마다 오른쪽 윗배가 아파 병원을 찾았다. 정밀검사 결과 A씨는 배탈이 아닌 ‘담석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고지방, 고탄수화물 식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담석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담석증을 방치할 경우 담낭염 등 각종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식단을 비롯한 건강관리에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11만명가량이었던 담석증 환자 수는 2021년 24만여명으로 10년새 2배이상 늘어났다.

담석증은 담낭과 관련된 질환이다. 쓸개로도 불리는 담낭은 작은 주머니 형태의 구조물로 오른쪽 복부의 위쪽, 즉 간 밑에 위치해있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하고 농축했다가 십이지장으로 이를 분비해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담즙은 매일 평균 700~800㎖가량 만들어지며, 여기엔 물과 콜레스테롤, 지방, 담즙산염 등이 들어있다.

문제는 담즙 내 구성 성분이 담낭 내에서 응결돼 돌처럼 굳어졌을 때 발생한다. 이를 ‘담석’이라고 한다. 담석은 성분에 따라 크게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나뉜다. 담석이 담낭의 경부나 담낭관, 총담관으로 이동해 염증이나 폐쇄를 일으키면 담낭 내 압력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복통, 메스꺼움 등이 유발되는 것을 담석증이라고 한다.

담석증의 증상은 담석이 있는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담석이 담낭 안에 있는 경우 대부분 겉으로 보이는 증상은 없고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담석이 담낭 입구에 있을 경우엔 심한 통증이 유발되는데 이를 ‘담성산통’이라 부른다. 담성산통은 어느 날 밤에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자주 먹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통 외에도 구역질과 구토, 열 또는 오한, 황달, 회색 대변 등이 동반되면 담석증을 의심해야 한다.

담석증의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꼽힌다. 만약 환자가 수술적 치료를 원치 않거나 수술 위험성이 큰 경우에는 경구 용해요법이나 초음파 쇄석술(담석을 잘게 깨부수는 것) 등을 시도해볼 수 있다. 다만 우연히 발견된 무증상 담석증의 경우 선제적으로 담낭을 절제할 필요는 없다. 무증상 담석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상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담석증을 예방하려면 콜레스테롤이나 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식단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과식을 피하고 야채나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적당한 운동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다만 색소성 담석의 경우에는 음식을 조절하기보단 간경변증, 용혈성 빈혈 등 기존에 앓고 있던 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송태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익히지 않은 민물고기는 간흡충을 일으킬 수 있는데 간흡충은 담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며 “야채, 과일, 생선 등을 고루 섭취하고 고지방, 고탄수화물 식이는 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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