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6 의회 폭동 주동자, 징역 22년 선고받고 ‘V’자 그려

김유진 기자 2023. 9. 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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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청사 앞에서 의사당 난입사태 주동자인 엔리케 타리오 프라우드 보이스 전 대표가 징역 22년을 선고받은 이후 타리오 측 변호인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 뒤에서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의 이름을 비틀어 판결에 환영하는 시위대가 ‘프리즌 보이스’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미국 법원이 2021년 1·6 의회 난입 사태를 주도한 극우 조직의 전 리더에게 징역 22년형의 중형을 선고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수도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은 5일(현지시간) 극우 성향의 백인우월주의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의 엔리케 타리오 전 대표(39)에게 내란 음모 혐의로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이는 지금까지 1·6 사태 관련자 약 1100명에 내려진 선고 형량 가운데 가장 무거운 것이다. 다만 검찰이 구형한 33년형보다는 다소 줄어들었다. 1·6 사태 가담자에 내려진 종전 최고형량은 지난주 타리오와 함께 프라우드 보이스에서 활동한 에단 노딘이 받은 18년이었다. 또 다른 극우 단체 ‘오스 키퍼스’ 설립자인 스튜어트 로즈도 18년형을 받은 바 있다.

프라우드 보이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2020년 대선 불복 시위를 비롯해 1·6 사태를 주도한 극단주의 단체 중 하나다. 2016년 개빈 매키니스가 만든 이 단체는 남성 및 백인 우월주의를 내걸고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

티모시 켈리 판사는 “타리오는 (폭동) 음모의 최종적 지도자였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프라우드 보이스가 “트럼프의 군대”처럼 대선 결과를 전복하기 위해 폭력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타리오 측 변호인들은 그가 1·6 사태 이틀 전 한 교회에 걸린 ‘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 깃발을 훔친 혐의로 체포된 후 법원으로부터 워싱턴을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직접 의회 난입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하지만 법원은 당시 프라우드 보이스의 대표였던 그가 폭력 사태를 선동했고, 사태 당일에도 조직원들과 계속 연락하며 폭동을 사실상 지휘했다고 판단했다.

타리오는 재판에서 경찰관 등에 가한 폭력에 대해 “극도로 부끄럽고 실망했다”며 사과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법정을 떠나면서는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만들어 보였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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