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전 10승 올린 좌완 기대주였는데…최채흥을 어찌할꼬
지난 5일 울산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은 삼성의 고민을 더욱 키운 경기였다.
이날 선발 등판한 좌완 투수 최채흥(28·삼성)이 또 부진했기 때문이다. 최채흥은 4이닝 9안타 1홈런 2볼넷 1사구 5삼진 5실점으로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 됐다.
1회 대량 실점을 허용한 게 컸다. 1회 최채흥은 윤동희, 정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안치홍의 몸을 맞혀 만루 위기에 처했다. 전준우를 3루 땅볼로 유도하며 아웃카운트 하나를 간신히 잡았다. 이어 니코 구드럼을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잡으면서 한 점을 헌납한 최채흥은 유강남에게 초구를 공략당해 좌월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이후 2~3회에는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막았지만 4회에 다시 전준우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한 점을 더 내줬다. 경기 초반부터 리드를 빼앗긴 삼성은 3-10으로 대패했다.
최채흥은 시즌 5패째를 떠안았다. 올시즌 승리는 단 1승도 없다.
대구상원고-한양대를 졸업한 뒤 2018년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최채흥은 데뷔 첫 해인 2018시즌 8경기 4승1패 평균자책 3.21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다음해 한 시즌 최다 승을 6승(6패)로 늘리더니 2020시즌에는 데뷔 처음으로 두자릿수 승리를 올렸다. 26경기에서 11승 6패 평균자책 3.58을 기록했다. 그 해 9월 13일 잠실 LG전에서 9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완투·완봉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음해 최채흥은 26경기서 5승9패를 기록 한 뒤 상무로 입대했다. 2022년에는 퓨처스리그 상무에서 7승무패 평균자책 1.79를 기록했고 올해에는 5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 5.40의 성적을 냈다.
선발난에 시달린 삼성은 최채흥의 복귀에 기대를 걸었고 그가 제대하자마자 1군 선발 등판의 중책을 맡겼다. 그는 6월13일 LG전에서 5.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이후 최채흥은 좀처럼 복귀전에서의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지난달 9일에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한 차례 조정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말소되기 전까지 8경기 무승3패 평균자책 7.27이었다.
다시 1군으로 돌아온 뒤 첫 경기인 8월19일 KIA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으나 다시 9월 들어서는 부진을 거듭했다. 9월 등판한 2경기 모두 5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2경기 성적은 6이닝 9실점 평균자책 13.50이었다. 구위가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하는 가운데 제구력도 들쭉날쭉했다.
올시즌 삼성은 개막 전부터 선발진의 한 자리를 채우기 위해 고심했다. 양창섭, 장필준 등 여러 후보군들이 이름을 올렸으나 결국 제 자리로 만들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최채흥마저도 좀처럼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삼성으로서는 시즌 끝까지 풀 수 없는 숙제를 안았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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