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 김현철 KTR 원장 “기업 불확실성 극복 돕는 글로벌 인증기관 도약”

최호 2023. 9. 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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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원장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기관 운영, 고객 서비스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폭넓게 활용하고 2차전지, 온실가스 관련 신사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해외 네트워크와 중소기업 지원 확대 또한 핵심 과제입니다”

김현철 한국화학시험연구원(KTR) 원장은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후 아직 일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성과, 향후 계획을 줄줄이 열거했다. KTR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방향성도 명확하게 드러냈다. 산업통상자원부 시절부터 KTR과 주요 업무를 수행한 경험과 전문성이 묻어 나오는 순간이었다.

김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산업구조 전환에 따른 KTR의 역할 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당시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추격자에서 선도형으로 변화했다”면서 “시험평가, 인증산업도 선도형으로 변화를 모색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경 변화는 KTR이 도약하는 데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KTR은 김 원장의 철학에 따라 전에 없이 빠른 변화를 겪고 있다. 김 원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자신의 색채를 드러냈다. '지속가능 발전'이라는 대의를 좇는 동시에 미래 산업구조에 적합한 시험 인증 기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포석을 깔았다.

업무 효율성 제고와 도전적 신사업 수행을 위해 미래전략실과 스마트워크추진TF를 설치했다. KTR이 주도하는 탄소중립과 화학물질 규제 업무 확대를 위해 해당부서를 본부급으로 키우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이차전지시스템사업단을 신설했다.

김 원장은 “취임사에서 언급한 얼개를 조직 개편에 반영했다”면서 “인사 또한 구성원에게 최대한 기회와 보상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어 KTR 사업과 기관운영에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 AI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험인증 분석기법 개발 등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했다. 시험성적서 발행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정보화시스템을 고도화했다.

그는 “취임때부터, 세계 최고의 사업 관리, 운영, 데이터 관리 플랫폼을 가질 수 있도록 디지털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해 왔다”면서 “업무처리 효율화, 서비스 고급화를 통해 다른 기관과 차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해외 네트워크 복원, 나아가 확장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업무조직을 개편하고, 연초에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수립했다. 시험결과 상호인정 확대, 해외 협력기관 교류 증진 등을 우리 기업의 해외 진입로를 넓히는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취임 후 거의 매달 3, 4곳의 해외 정부 및 기관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김 원장은 “시스템 개편과 신사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 해외 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공격적 글로벌 사업을 통해 우리 기업이 수출, 경제발전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동반자 역할을 키우겠다”면서 “기업의 수출 파트너로서, 경쟁력 강화의 동반자로서 세계 어디에서든 KTR의 시험 인증 기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외 사업을 펼치겠다”고 역설했다.

대담=양종석 정치정책부장

-KTR이 올해로 창립 54주년을 맞이했다. 원의 발자취를 우선 듣고 싶다

▲KTR은 소재부품, 화학환경, 의료바이오, 전기전자, 토목건축, 기간산업 등 전 산업분야에 걸친 시험인증을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50여년 간의 축적된 노하우와 인프라를 통해 KTR은 현재 매년 3만여개 기업에 47만 여건의 시험성적서를 제공하고 있다. 산업부,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26개 정부 기관의 지정 시험인증기관으로서 국내 기관 중 가장 많은 3500여개 분야 한국인정기구(KOLAS) 지정을 받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국제시험기관인정기구(ILAC), 국제전기기기인증제도(IECEE) 공인기관으로 KTR 시험데이터가 세계에서 통용되는 성적서 상호인정 체계를 갖췄다.

국내 및 국제 공인 인증기관으로서 국내 기관 중 가장 많은 국내외 인증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 KC, KS를 비롯해 Q마크, S마크 등 20여종의 국내 제품 및 시스템 인증을 수행하며, 세계에 걸쳐 40여종의 해외 인증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국내 시험인증 기관 중 가장 폭넓은 43개국 209개 기관과의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구축했고 유럽, 북미, 중국, 베트남의 6개 해외지원, 중국 심천의 해외시험소를 통해 세계 해외인증 서비스 등 수출 지원 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중이다.

-지난해 10월 KTR 신임 원장으로 취임했다. 이제 곧 1주년인데 취임 전후 소회를 밝힌다면.

▲취임사를 통해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행복하게 일하면서 성장하는 글로벌 기관으로 KTR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금까지 이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달려왔다.

가장 먼저 지속가능한 발전과 미래 산업구조에 적합한 시험 인증 기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조직개편과 인사를 실시했다. 업무 효율성 제고와 도전적 신사업 수행을 위해 미래전략실과 스마트워크추진TF를 설치했다. KTR이 주도중인 탄소중립과 화학물질 규제 업무 확대를 위해 해당부서를 본부급으로 키웠다.

미래 신산업 대비에도 힘을 기울였다. 인프라 확충을 위해 TF를 운영해 사업을 기획해 왔다. 그 성과로 구미에 5년간 400억을 투입해 조성하는 배터리 구독서비스(BaaS) 실증 기반 구축사업과 홍성의 실대형 화재 통합실증센터 조성사업을 이끌어 냈다.

수소, 전기차, 바이오 등 관련 산업 인프라 구축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인프라 뿐 아니라 건설 안전진단 사업 및 탄소중립 전생애주기평가(LCA), 녹색채권 검토기관 추진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의 신사업도 모색중이다.

또 KTR 사업과 기관운영에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 AI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험인증 분석기법 개발 등 서비스 업그레이드와 블록체인을 도입한 시험성적서 발행 및 정보화시스템 고도화 등을 시행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에도 속도를 냈다. 해외기관과 협력사업 확대를 위해 취임 이후 10개월도 채 안돼 12개국 20개 글로벌 기관, 정부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국 시험인증기관을 대표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진행된 파트너십 행사와 폴란드 국빈방문 연관행사인 한국-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같은 활동의 성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외 인증기관을 폴란드에 설립하고 있다.

김현철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원장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그동안 직원들에게 강조한 점이 있다면

▲취임 당시 무엇보다 직원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KTR과 시험인증 산업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것 못지않게 전국 1270여명의 직원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형식과 권위를 벗고 직원들과 스킨십 기회를 넓히다 보니 조직 내 시너지가 더욱 높아지면서 질적 양적 면에서 성장이 더욱 가속화하는 것을 느낀다.

-지난 4월 창립 54주년 기념식 및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소개해달라.

▲KTR은 '기술과 신뢰로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미션을 기반으로 지난 창립기념식에서 '미래와 혁신을 선도하는 디지털 기반 기술서비스 기관'이라는 비전을 전 구성원과 함께 수립했다.

여기에는 KTR이 AI, 빅데이터 등을 시험분석 및 인증서비스에 접목하는 선도적 시험인증 기관이 되어 미래 산업을 한 발 앞서 준비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와 디지털 기반 기술서비스를 제공해 기업의 혁신과 발전을 돕겠다는 고객을 향한 가치가 모두 담겨 있다.

KTR은 이런 미션과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미래, 혁신, 신뢰, 행복을 핵심가치로 삼았다.

미래는 한 발 앞선 준비로 새로운 산업을 대비하고 시험인증을 선도하겠다는 마음을, 혁신은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와 고객만족 제고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신뢰는 KTR에 대한 기업과 국민의 믿음을 각각 담았다. 행복은 구성원의 행복과 기업고객의 만족,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 행상, 사회공헌을 담고 있다.

-최근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산업 변화에 따라 수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수출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KTR의 역량과 핵심 역할을 설명해달라.

▲KTR은 국내 시험인증 기관 중 가장 폭넓은 해외 네트워크를 갖추고 우리 기업의 수출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UN과 같은 해외기구 뿐 아니라 세계 43개국 209개 기관과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구축해 해당국 인증 및 현지 규제 대응 서비스를 제공한다. ILAC와 IECEE 공인기관으로서 해당 회원국 내에서 KTR 성적서와 시험결과를 100% 인정받고 있다.

또 일본 JIS 인증과 유럽 천연 유기농 화장품(COSMOS) 인증기관 위상을 가지고 해당 인증을 직접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자국 내 인증 권한을 해외 기관에 직접 제공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KTR은 중국 정부 공인 시험기관으로서 CNAS 인증 서비스도 제공한다. 유럽 의료기기 규정(CE MDR)에 따른 인증심사 및 관련 시험인증 역시 특화 서비스다.

독일, 멕시코, 베트남과 중국 상해 청도 심천 등 6개 해외지원과 중국 심천의 해외시험소를 통해 우리 기업 수출을 직접 지원한다. 이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시험인증 범위를 통해 KTR은 CE(유럽), PSE(일본), Energy Star 및 FCC(미국), CCC(중국), EAC(유라시아 경제연합국), SASO(중동) 등 주요 수출국 해외인증을 빠르고 편하게 취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밖에도 해외 무역기술장벽 정보 모니터링 및 글로벌 기술규제 해소, 1381 인증표준정보센터 운영 등 우리 기업의 수출 어려움을 찾아 줄여나가는 활동도 수행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해외규격인증획득 수행기관으로서 수출기업의 해외인증 부담 해소를 직접 돕고 있다.

-최근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해외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이 사전에 반드시 갖춰야할 경쟁력과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세계시장은 건강과 환경 등을 명분으로 직접적 무역 보호 제도를 넘어 여러 기술적 장치를 도입해 자국 산업 보호를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만큼 정부와 수출지원 기관, 시험인증기관, 학계 등 모든 경제주체가 우리 기업과 함께 각국의 수출입 관련 동향과 규제를 면밀히 파악하고 기술규제 장벽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중소 중견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이 같은 산학연관 협력은 기술 개발 단계에서부터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기업도 여러 어려움을 혼자의 힘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정부와 기관들의 수출지원사업, 기술개발사업, 규제극복 관련사업 등 다양한 지원 사업들에 참여해 함께 노력해 극복했으면 한다.

-KTR은 해외 네트워크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코로나19 팬더믹 기간 동안 글로벌 활동이 여러 여건상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KTR도 코로나19 진정 이후 지금까지 세계에 걸쳐 네트워크 구축과 복원에 힘을 쏟았다. 8월에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파라과이 영국 정부 및 시험인증기관과 업무협약을 새로 맺었다. 이를 포함해 올해 매달 3, 4곳의 해외 정부 및 기관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지난달 10일 파라과이 정부와는 KTR을 통해 자국 내 시험인증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기도 했다.

KTR은 지난해 말,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업무조직을 개편하고, 연초에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수립했다. △해외 직접투자 △시험결과 상호인정 확대 △글로벌 사업 다각화 △해외 협력기관 교류 증진 △글로벌 인재 양성 △글로벌 사업 관리시스템 도입 등의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KTR은 특히 국내 기관 최초로 해외인증기관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 의료기기 규제 강화 등 현지 정책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새로운 규제 도입 등에 따른 수요 확대에 선제 대응하는 한편, 유럽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을 보다 가까이에서 돕기 위해서다. 아울러 북미 지역에도 새로운 수출기업 지원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김현철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원장(오른쪽)과 양종석 전자신문 부장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KTR의 차별점이 있다면

▲KTR의 특화 사업으로 탄소중립과 국내외 화학물질 규제 대응 및 소프트웨어 시험인증 사업을 꼽을 수 있다.

KTR은 UN이 인정한 온실가스 타당성 검인증 기관이자 환경부 등의 지정을 받은 국내 배출권거래제 검증기관이다. 국내 시험인증기관 최초로 UNFCC로부터 청정개발체제 운영기구(CDM DOE) 지정을 받고 온실가스 검인증 및 배출권 거래제 검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외 탄소중립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와함께 화학물질 규제 대응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대표 기관으로 화평법, 화학제품 안전법, 화관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국내 관련 제도에 대한 대응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EU, 영국, 튀르키예, 중국, 대만, 일본 등 글로벌 화학물질 등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산업용 및 정보보호, 데이터관리, 임베디드 응용, 디지털콘텐츠 등 소프트웨어의 GS(Good Software) 인증과 CC(Common Criteria, 정보기술 보안평가) 인증평가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시험인증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소프트웨어 시험인증 전문기관 위상을 확대하기 위해 7월말 판교에 소프트웨어 시험인증센터도 조성했다.

AI 신뢰성 평가, 의료·헬스케어 소프트웨어 검증, 로봇 기능안전 분석, 국방 및 첨단 융합산업 등 여러 산업과 연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차전지 사업단을 신설하고 이차전지 전 품목 시험을 제공하는 등 국가 주력산업에 대한 시험인증 인프라 역할도 하고 있다. 경북도, 구미시와 내년부터 5년간 국비 100억 원과 지방비 150억 원 및 자체투자 150억 원을 포함, 총 400억 원을 투입해 경북 구미에 배터리 재사용 및 재제조를 위한 시험인증센터를 설립한다. 이차전지 산업의 수출 경쟁력 확보를 돕고 관련 해외 시험인증 확대를 위한 글로벌 이차전지 사업도 준비중이다.

◇김현철 원장은...

김현철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원장은 숭실대, 동 대학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뒤, 지난 1993년 기술고시 28회 화공직렬에 수석 합격하면서 공직에 입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산업과 기술, 에너지, 환경 분야를 두루 거쳤다. 특히 산업기술 분야에서는 산업기술정책 관련 사무관, 과장, 국장, 특허청심사1국장을 각각 역임했다.

김 원장은 지난 1999년 산업부 화학생물과 사무관 시절, KTR(당시 화학시험연구원)과 '화학물질 유해성 평가센터' 설립 사업을 기획·추진했다. KTR은 해당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산업환경과장으로 근무할 당시에는 유럽 REACH 대응을 위해 화학시험연구원과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이 같은 노력은 KTR 독일법인 설립과 시험장비 지원 사업 등으로 이어졌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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