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카페] 진시황 군대의 전투력은 신발에서 나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2023. 9. 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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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년 전 진시황(秦始皇)이 처음으로 중국을 통일하는 데 병사들이 신었던 신발이 한몫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쓰촨대의 진저우(Jin Zhou) 교수 연구진은 지난달 24일 "진시황의 병마용(兵馬俑)에 조각된 신발을 근거로 당시 병사들이 신었던 신발을 복원해 오늘날 신발보다 더 유연하면서도 마찰력이 높아 잘 미끄러지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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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용 흙인형 토대로 당시 신발 복원
유연성, 마찰력 모두 현대 신발 앞서
중국 시안시의 병마용갱에 있는 진시황의 병사들. 지금까지 갱도 3곳에서 모두 흙으로 빚어 구운 병사 인형 8000여점과 전차 130개, 말 520점이 발굴됐다./위키미디어

2200년 전 진시황(秦始皇)이 처음으로 중국을 통일하는 데 병사들이 신었던 신발이 한몫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진나라 군사들이 놀랍도록 유연하고 잘 미끄러지지 않는 군화를 신었다는 것이다.

중국 쓰촨대의 진저우(Jin Zhou) 교수 연구진은 지난달 24일 “진시황의 병마용(兵馬俑)에 조각된 신발을 근거로 당시 병사들이 신었던 신발을 복원해 오늘날 신발보다 더 유연하면서도 마찰력이 높아 잘 미끄러지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직 정식 심사를 거치지는 않고, 논문 사전 공개사이트인 리서치 스퀘어(Research Square)에 발표됐다.

◇무릎 굽힌 궁수의 신발 밑창 분석

병마용은 흙을 구워 병사와 말 등의 모양으로 만든 인형이다. 1974년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서 농민이 우물을 파다가 처음 발견했다. 진시황릉에서 1㎞ 정도 떨어져 있어 진시황이 생전 거느린 군대를 흙인형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사후 세계까지 군대를 몰고 간 셈이다. 지금까지 갱도 3곳에서 모두 병사 8000여점과 전차 130개, 말 520점이 발굴됐다.

중국 쓰촨박물관에 있는 궁수상 05438호. 무릎을 굽히고 있어 신발 바닥을 알 수 있었다../중국 쓰촨대

연구진은 병사 인형 중 궁수상 05438호를 분석했다. 이 병용은 오른쪽 무릎을 꿇고 있어 신발 바닥을 볼 수 있다. 조사 결과 병용의 신발은 발가락 끝이 구부러져 있고, 밑창 두께는 약 1.5㎝인 정사각형으로 확인됐다.

신발 바닥에는 원형 자국들이 나 있었다. 연구진은 바느질 자국이라고 추정했다. 원형 자국은 신발 앞쪽과 뒤꿈치에 촘촘하게 있었다. 신발 중간 부분은 앞뒤보다 얇았다는 의미다. 앞부분과 중간, 뒷부분은 8:13:6의 비율로 나뉘었다. 앞부분은 가로, 세로 바늘구멍이 각각 22개, 23개로 세 영역 중 가장 많았다. 중간 부분은 11개, 14개로 가장 적었다.

흙인형의 신발은 인근 지역에서 출토된 진나라 시대 신발과 유사했다. 연구진은 전통 신발 제작 기술로 당시 병사들이 신었던 신을 복원했다. 먼저 모시로 만든 천을 여러 겹 붙여 밑창을 만들었다. 밑창의 위쪽과 아래쪽 3분의 1에 실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바느질을 해서 흙인형에서 보이는 신발 바닥의 원형 무늬를 재현했다.

진나라 병사들이 신었던 신발의 밑창 제조 공정.모시 천을 여려 겁 붙여 및창을 만들고, 바닥에 실을 마름모꼴로 바느질해 원형 자국을 만들었다./중국 쓰촨대

◇잘 구부러지고 마찰력도 높아

연구진은 복원한 신발과 비슷한 형태의 현대 신발 2점을 비교했다. 먼저 복제 신발은 한쪽을 누르고 반대쪽을 들어 올리는 데 필요한 힘이 4.9뉴턴(N)으로 가장 유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신발들은 각각 7.2N, 8.5N이었다. 연구진은 복원 신발이 보행 중 구부러지기 쉬워 유연성이 더 우수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복원 신발은 고무나 플라스틱 밑창을 사용한 오늘날 신발보다 젖은 상태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았다. 물에 젖은 환경에서 밑창의 마찰력을 측정했더니 역시 복원 신발이 수평 방향과 뒤꿈치에서 모두 정적 마찰 계수가 가장 높았다.

진나라 병사들은 가볍고 유연한 신발로 민첩하게 이동하고 거친 전투 환경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아 상대를 압도한 셈이다. 연구진은 “복원 신발이 실제 진나라 병사들이 신었던 것과 같다면 전투 능력을 높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Research Square, DOI: https://doi.org/10.21203/rs.3.rs-3279731/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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