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왕→타자 전향→리그 탑급 '좌투 킬러' 장타율...'타자 전향 2년' 만에 놀라운 성장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47경기 타율 0.268(127타수 34안타) 6홈런 20타점 21득점
경기 출전수도 적고 어떻게 보면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성적이다. 하지만 그가 세이브왕 출신의 타자 전향 2년 차 SSG 하재훈(32)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놀라운 성장세다. 특히 지난해 타자 전향 1년 차 성적과 비교하면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있다.
하재훈은 지난 2019시즌 마무리 투수 시절에도 힘이 좋은 선수였다. 강한 어깨로 좋은 회전력의 포심 패스트볼을 뿌리며 구단 최다 세이브(36세이브) 기록을 경신하며 세이브왕을 차지한 선수였다.
어깨 부상으로 타자로 전향한 뒤 선구안에 문제를 드러내긴 하지만 장타율과 OPS는 수준급이다. 타자 하재훈은 빠른 배트 스피드와 몸통 회전을 바탕으로 장타를 생산해 내는 타자로 올 시즌 장타율 0.465 OPS 0.801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좌투수 상대로는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좌투수 상대로 타율 0.276 장타율 0.621 OPS 0.964로 리그 탑급이다. 좌투수 상대로 하재훈보다 높은 장타력을 뽐내는 타자는 최정(SSG), 최형우, 나성범(이상 KIA) 정도다. 지난해도 좌투수 상대로 타율 0.294 장타율 0.647 OPS 0.980으로 극강의 장타력을 보여준 하재훈이다.
반면 지난해 우투수에게 매우 약했다.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에 타이밍을 전혀 맞추지 못하며 56타수 중 25삼진을 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타율 0.148 장타율 0.286 OPS 0.452로 1군 투수들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우투수 상대로 타율 0.265 장타율 0.418 OPS 0.752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까지 보여줬던 극단적으로 잡아당기는 타격은 줄어들었고, 배팅 타이밍이 앞에 있어 변화구 대처에 미흡하던 모습도 좋아졌다.
하재훈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질롱 코리아에서의 경험이 컸다. 지난겨울 호주로 떠난 하재훈은 21경기 타율 0.306 11홈런 OPS 1.146으로 질롱 코리아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하며 호주 리그를 폭격했다. 여기서 그동안 약점이었던 변화구 공략을 터득했고 올 시즌 리그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하재훈은 지난 2021년 겨울 타자로 전향하며 "20홈런-20도루를 기록할 수 있는 외야수가 되겠다"라며 "이번에는 목표를 홈런왕으로 설정해 도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지금같은 성장세라면 이 말이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내년 시즌 하재훈이 풀타임으로 경기를 뛸 수 있다면 20홈런도 가능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우투수 상대로 약점을 극복하고 지난해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하재훈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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