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평가는 하겠지만…” 화제의 9월 모의평가 앞두고 고민하는 입시업계
(시사저널=강윤서 인턴기자)
9월 평가원 모의평가(모평)를 앞두고 대형입시 학원들의 준비 모습도 저마다 다르다. 대성학원이 출제 경향 및 난도 분석자료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반면, 종로학원은 "문제를 보고서도 평가 않고 가만히 있을 순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9월 모의평가(9월6일 실시)는 지난 6월 윤석열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지시가 적용되는 첫 시험이다. 수능 전 마지막 평가원 모의평가이자 실제 수능과 가장 유사한 시험이다. 이에 따라 예년에는 대형 입시업계에서 시험 당일 9월 모평의 출제 경향 및 난도 분석자료와 예상 등급컷을 제공해 왔었다.
분석자료 발표 여부, 학원마다 입장차 존재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험생들은 9월 모평 이후 수시 원서를 접수해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이 시험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킬러문항 출제 여부 및 적합성에 대한 분석은 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대표는 "이번 수능은 30년 만에 최고 N수생 비율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에게도 시험 논평을 제공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EBS에서 발표할 예정인 논평은 고3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현역 수험생과 N수생의 격차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대형 입시학원 '시대인재'도 9월 모평에 대해 기존 진행 방향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모의평가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자료와 등급 예상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현 정부 정책 흐름에 대해서는 관련 절차를 따르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석자료를 내지 않겠다고 밝힌 대성학원은 "정부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시점에 기업 차원에서 시험에 대한 평가 자료를 내는 게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영역·등급별 예상치는 여전히 제공할 예정으로 평가자료 미제공 외 다른 변경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메가스터디 러셀은 9월 모평 대비와 관련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 국내의 대형 입시학원들은 최근 현 정부의 사교육 카르텔 엄단 방침에 따른 사회적 분위기 탓인지 전반적으로 입장 발표에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킬러문항 배제만으로는 역부족, 복합적인 차원으로 접근해야"
전문가들은 '킬러문항'을 배제하더라도 각 문제들의 변형에 따라 정확한 예측치, 분포도, 난도 계산을 분석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킬러문항을 제외한 평균 난도를 높여 변별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이에 대해 "사교육 경감, 킬러문항 배제, 과목별 만점자 제한이라는 세 가지 요구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데 "이는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결책 중 하나로 경제협랙개발기구(OECD) 표준에 따라 원점수 및 절대평가 등급을 활용하는 것을 제시했다.
한국 수능은 상대평가 지표 항목으로 표준점수와 석차등급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으며 2005학년도 수능부터는 원점수를 아예 안 보여주고 있다. 이 평론가는 "이 두 가지 지표는 한국만 사용하는 희한한 지표"라며 "OECD 35개국을 조사한 결과 33개국이 공인시험 형태의 대학입시가 존재하는데 이런 지표는 우리나라만 쓴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국가들은 원점수 및 절대평가 등급을 사용하며 미국은 균등화 변환점수를 쓰고 있다. 이 평론가는 이러한 국가들이 상대평가 지표 항목을 쓰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에 대해 "과목 선택의 합리성과 형평성을 해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수능은 원점수를 숨김으로써 선택과목별 난이도 조절 실패가 발생했을 때 출제진이 비난을 피할 수 있게 된다. 그는 "석차등급과 표준점수만 제공하고 원점수는 가리면서 과목별 유불리 문제에 대해 일종의 페이크 모션을 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사교육 경감에 대해서는 공교육의 강도 높은 발전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임성호 대표는 "이번에 EBS가 9월 모평에 대한 강도 높은 분석자료 및 예상등급컷을 제공한다고 한다"며 이에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 측에서 사교육보다 더 정확한 평가 및 예측치 정보제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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